영화세상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15)

해군52 2004. 11. 5. 23:28

 

원제 Driving Miss Daisy

제작년도 1989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99

감독 Bruce Beresford

출연 Morgan Freeman, Jessica Tandy

 

고집스러운 유대인 노부인과 그녀를 모시는 흑인 운전사와의

인종과 신분을 넘은 소박한 우정을 그린 이색적인 드라마로

퓰리처상 수상작인 알프레드 유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50년대 미국의 남부지방을 배경으로

보잘 것 없지만 자존심을 지켜가는 흑인 운전사의 눈을 통해

부유하고 고집스러운 노부인의 진솔한 심리를 잘 보여줍니다

 

1970년대 호주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감독인

브루스 베레스포드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주인공이

30여 년에 걸쳐 미국 현대사의 격변기를 함께 지내면서 겪는

일상적인 일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절제된 스토리와 느릿한 템포로 풀어가며 이야기합니다

 

특정한 스타일의 영화나 특별히 단짝을 이루는 감독이 없이

어떤 장르의 작품이라도 탁월하게 소화해내는 한스 짐머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선율도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이 영화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친 노배우 제시카 탠디는

아카데미와 베를린영화제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당시 82세로 아카데미 여우상 수상자 최고령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1992)에서도 변함없는 연기를

이어갔고, 1990년 암 진단 후 1994년 작고할 때까지 고령과

투병 생활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1990년 아카데미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4개 부문 상을 받았고, 베를린 공동연기자상을 받았습니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50년대 미국의 남부 도시인 애틀란타,

전직교사이자 백만장자 미망인 데이지 여사(제시카 탠디 분)

아주 까칠하고 고집이 세며 자존심이 강한 유태인 노부인이다

 

그녀는 72세의 나이에도 직접 운전을 고집하다가 사고를 낸다

사고에 놀란 그녀의 아들은 어머니가 운전을 못 하게 하려고

흑인 운전사 호크(모간 프리만 분)를 고용해서 모시게 하지만

데이지 여사는 호크를 무시하며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유머 감각에 인내심이 강하고 인간미 넘치는 호크는

노부인의 냉대와 무시를 참아내며 그녀를 진실하게 보살핀다

 

고집불통인 데이지 여사도 호크의 참다운 인간성에 감동하고,

마침내 마음을 열어 따듯한 마음으로 그를 받아들이게 된다

 

노부인은 글을 몰라서 부모의 묘지를 찾지 못 하는 호크에게

글 읽은 법을 가르쳐주고, 알파벳 교본을 성탄절 선물로 주고,

흑인과 유태인으로서 인종차별을 공감하며 동지의식도 갖는다

 

세월이 흘러 나이 들고 눈이 어두워진 호크는 일을 그만두고

하녀도 세상을 떠나자 데이지 여사는 양로원으로 들어가는데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하지 않고 지속된다

 

백발의 호크는 데이지 여사를 자주 찾아와 말벗이 되어주고,

데이지 여사는 호크의 손을 꼭 잡더니 속마음을 털어 놓는다

 

'당신은 나의 오랜 친구'라고...

 

 

유대인 여자와 흑인 남자,

전직 교사와 문맹인 무학자,

부유한 고용주와 가난한 운전사...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아들과 며느리,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기도 하는

데이지 여사는 고집이 세고 의지가 대단히 강한 노인입니다

 

흑인은 주유소 화장실조차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시절,

70대 흑인 호크는 아직도 주인에게 지시 받고 허락을 얻어야

하지만 강직하고 친절하면서 자기 주관이 뚜렷한 흑인입니다

 

인종은 물론 신분이나 성격까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관계만은 너무도 따뜻하며 정겹습니다

 

양로원으로 옮겨 간 데이지 여사는 손을 잘 쓰지 못 합니다

면회 온 호크가 접시에 담긴 파이를 정성스레 떠먹여 주자

데이지 여사는 파이를 한 입, 한 입 얌전하게 받아먹습니다

 

데이지 여사가 호크에게 어떻게 지내냐고 안부를 물어보자

호크는 그 옛날에 하던 것과 같은 말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습지요"

 

그러자 데이지 여사도 운을 맞추듯이 이렇게 응대합니다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

 

숨 가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 전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예측을 불허하는 줄거리,

폭력과 성이 난무하는 자극적인 화면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이 영화는 무공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주는 작품입니다

 

 

*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TQ3wXC5jqKE

 

* 브루스 베레스포드 감독의 다른 작품들

 

 

돈스 파티 (1976) 베를린 금곰상 후보

파괴자 모랜트 (1980) 칸 황금종려상 후보

텐더 머시스 (1983)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칸 황금종려상 후보

The Fringe Dwellers (1986) 칸 황금종려상 후보 *

미스터 존슨 (1990) 베를린 금곰상 후보

* IMDB에 황금종려상 후보작으로 나오는데 우리나라 영화 DB에는 전혀 보이지 않음

 

 

싸일런트 폴 (1994) 베를린 금곰상 후보

파라다이스 로드 (1997)

더블 크라임 (1999)

에블린 (2002)

마오의 라스트 댄서 (2009)

'영화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웨이킹 네드 (17)  (0) 2004.11.28
미저리 (16)  (0) 2004.11.20
인생은 아름다워 (14)  (0) 2004.10.26
북경 자전거 (13)  (0) 2004.10.16
흐르는 강물처럼 (12)  (0) 200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