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웨이킹 네드 (17)

해군52 2004. 11. 28. 23:31

 

원제 Waking Ned

제작년도 1998

제작국가 아일랜드

상영시간 91

감독 Kirk Jones

출연 Ian Bannen, David Kelly

 

아일랜드 바닷가 작은 마을의 순진하고 귀여운 시골 사람들이

벌이는 행복한 복권 소동이라는 소재를 아주 색다르게 풀어낸

드라마로 유머와 휴머니즘 넘치는 스릴 만점의 코미디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에 나오는 네드라는 인물은 주인공이 아니라

당첨된 복권을 손에 쥐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세상을 떠난

사람으로 겨우 몇 장면에만 보이는데, 원제 네드 깨우기

죽은 네드를 깨워 살려내려는 작업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잃었던 마을 사람들의 일체감을 깨우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상업광고를 찍다가 자작 극본으로 감독 데뷔한 커크 존스는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 큰 행운을 잡은 여자 우체국장을

다른 사람들이 의심한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영감을 얻어

각본 작업을 시작했고, 그후 4년에 걸쳐 영화를 만들었는데

기존의 규범과 도덕을 깨는 발상과 유머가 아주 참신합니다

 

뛰어난 특수효과, 유명한 배우나 놀랄만큼 큰 반전도 없지만

탄탄한 시나리오, 두 노인 배우의 연기, 신나는 켈트 음악과

바다를 끼고 있는 작은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이 돋보입니다

 

미국에서 개봉할 당시 헐리우드에 상륙한 제2<풀 몬티>

(1997)’라는 평을 받으며 예상 이상 선전했고, 프랑스에서는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작은 웃음을 찾은 휴식과 같은 영화

순박함이 묻어나는 편안한 영화라는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제작비 3백만 달러로 세계 흥행수입 55백만 달러를 올렸고,

1998년 뉴욕 코미디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주민이 52명뿐인 아일랜드 바닷가의 작은 마을 툴리모어,

마을 사람들은 매주 토요일 밤이면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꿈을 꾸면서 TV 앞에 모여 복권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누군가가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장난을 좋아하는 노인 재키(이안 배넌 분)와 마이클

(데이비드 켈리 분)은 조금만 친한 척하면 콩고물이라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온갖 방법으로 당첨자를 찾아내려고 한다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씩 확인해가던 재키와 마이클은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네드(지미 케오그 분)가 그 주인공임을

알아내지만 네드는 당첨된 복권을 손에 쥐고 이미 죽어 있다

 

재키는 네드의 복권을 그냥 버리느냐, 아니면 네드인 척해서

당첨금을 받아내느냐 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데

바로 그날 밤 재키의 꿈에 네드가 행복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이상하게도 닭고기 요리를 같이 먹자고 권하는 것이 아닌가!

 

재키는 죽은 네드가 자신에게 행운을 준 것이라고 판단하고

마이클에게 네드로 가장해서 당첨금을 받아내자고 부추긴다

(* 네드가 복권 뒷면에 본인 이름을 써놓아서 문제임)

 

바로 그날, 당첨자를 확인하러 온 복권회사 직원(에이드리안

로빈슨 분)과 바닷가에서 마주친 재키가 거짓말을 시작하자

마이클은 재키가 계획한대로 네드인 척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재키와 마이클이 시작한 복권사기극이 갈수록 복잡하게 되자

감옥에 가느냐, 아니면 120억원을 받아 나눠가지느냐를 놓고

마을 사람들 전체가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되는데...

 

 

이 영화를 비롯한 <잉글리쉬맨>(1995) <! 그레이스>(2000)

<대단한 유혹>(2003) 등은 아름다운 시골마을에 사는 순박한

사람들이 공모하여 미워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내용의

재미있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영국계 코미디의 수작들입니다

 

죽은 사람의 복권으로 온 마을 사람들이 당첨금을 받아내는

일에 동참한다는 모티브만 보면 대단히 사악한 사기극이지만

재물에 대한 탐욕이나 피비린내 대신에 흑맥주가 흘러넘치고

소박하고 인간적이며 따뜻한 유머가 가득해서 관객들은 범죄

현장을 보면서도 어느새 그들이 성공하기를 기원하게 됩니다

 

네드 집으로 빨리 가기 위해 나체로 오토바이를 모는 마이클,

복권회사 직원에게 일부러 틀린 길을 알려주면서 시간을 끄는

재키, 화장실에서 죽은 네드의 신상명세를 외우는 마이클...

 

잔잔한 웃음이 계속되다가 결정적 장면에서 폭소가 터집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을 공모하는 경우, 마을 사람들은 강한 동질감을 갖게

되고 여기에서 이탈하려는 사람은 공공의 적이 되고 마는데

최고의 선을 상징하는 주교나 네드의 비밀스런 상속자 매기의

선택, 사악한 마녀의 결말은 이런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네드를 추모하는 장례식장에 갑자기 복권회사 직원이 나타나자

재키는 살아있는 마이클의 장례식으로 바꿔 위기를 모면하는데

이때 재키의 추모사에는 먼저 간(사실은 살아있는) 친구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넘치고, 70대 노인들의 우정 역시 감동적입니다

 

풍채 좋고 웅변 잘하는 낙천주의자인 이언 바넌(당시 71)

깡마르고 소심하지만 선량한 데이빗 켈리(당시 70)70대의

고령에도 순진하면서 장난끼 넘치는 특유의 캐릭터를 살려서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 단짝으로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이한 용모의 켈리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에서 찰리

할아버지로 가장 유명한데 201182세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dG4z3I8Y0EA

 

커크 존스 감독의 다른 작품들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 (2005)

에브리바디스 파인 (2009)

임신한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2012)

나의 그리스식 웨딩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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