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일 포스티노 (30)

해군52 2005. 5. 4. 23:43

 

원제 Il Postino (The Postman)

제작년도 1994

제작국가 이탈리아,프랑스,벨기에

상영시간 116

감독 Michael Radford

출연 Philippe Noiret, Massimo Troisi, Maria Grazia Cucinotta

 

순박한 우편배달부가 유명한 시인에게 편지를 배달해 주면서

순수한 자아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서정성이 가득한 이탈리아 영화입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꼽히는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가

조국에서 추방당한 후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 머물렀던 실화를

그린 안또니오 스까르메따의 베스트셀러인 <불타는 인내심>

영국인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이 각색하고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래드포드 감독은 자신이 영국인이면서도 이탈리아인 제작진과

배우들에 대한 신뢰감으로 언어와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이탈리아어 대사를 사용한 이탈리아다운 걸작을 만들었습니다

 

루이스 바칼로프의 감미로운 음악이 섬의 절경과 어우러져서

지중해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 안에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림처럼 아름답게 화면에 담아내었습니다

 

<시네마 천국>(1990)으로 낯익은 필립 느와레가 시인 역으로

출연하고, 이탈리아 감독, 극작가, 배우인 마시모 트로이시가

래드포드 감독과 함께 각색을 맡고 우편배달부로 출연했는데

심장병을 앓던 그는 수술 일정까지 미루면서 영화에 몰입했고

촬영을 마친 다음 41세로 사망, 이 작품이 유작이 되었습니다

 

우편배달부가 대시인과 소박하게 우정을 나누며 시를 배우고,

진실한 마음이 담긴 시로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이 영화는

1996년도 아카데미에서 외국어 영화로는 22년 만에 작품상 등

5개 주요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음악상 하나만 수상하였습니다

 

 

좌파 시인이자 사랑의 시인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세계적인 위대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필립 누아레 분)가 고국

칠레에서 추방을 당해 이탈리아의 작은 섬마을에 머물게 되자

이 작은 섬마을은 갑자기 전세계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섬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에 살면서도 고기잡이를 싫어하는

순박한 청년 마리오(마시모 트로이시 분)는 마을에 머물게 된

위대한 시인 네루다를 직접 보면서 묘한 동경심을 갖게 된다

 

전세계 곳곳에서 위대한 시인에게 밀려오는 엄청난 양의 각종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전속 우편배달부를 고용하기로 하자

마리오는 글도 제대로 모르면서 선뜻 그 일에 손들고 나선다

 

우체국장은 귀하신 분을 귀찮게 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은유'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도 모르는 마리오는

여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대시인에게 시를 배우려고 한다

 

베아트리체(마리아 그라지아 쿠치노타 분)를 마음속에 두고도

수줍음에 말 한마디 못 하는 마리오의 사정을 알게 된 시인은

그의 순박함에 끌려 차츰 자신의 우정과 시 정신을 나누어주고

시를 매개로 마리오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을 이루도록 도와준다

 

베아트리체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하여 시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마리오는 지금까지 알지 못 했던 자신의 감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추방령에서 풀린 시인은 고국으로 돌아갔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옛 망명지였던 섬마을을 다시 찾아오는데

오래 전에 죽은 옛 우편배달부 대신 그가 녹음해 놓은 소리들

속에서 노동자의 입장을 시로 외치는 목소리를 듣는데...

 

 

영화 소재가 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철도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단순하고 쉬운 말로 노동자와 농민들의 희망을

대변하였고 1971년 노벨 문학상과 레닌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 해변의 어느 작은 섬,

아침이면 출렁이는 파도 너머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저녁이면 황혼의 노을이 온 세상을 황홀하게 물들이는 곳

 

일생을 바다에서 살아온 아버지처럼 고기잡이를 해야만 하는

청년에게 바다는 지겹고 섬은 감옥과도 같이 답답한 곳입니다

 

위대한 시인으로부터 은유라는 단어의 의미를 처음 배우면서

그의 내면에 있지만 자신도 깨닫지 못했던 영혼을 발견해내고

마침내 시인이 된 그는 시는 그 시를 쓴 시인의 것이 아니라

그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시인이 된 청년은 대시인에게 마을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해변의 크고 작은 파도소리, 성당의 종소리, 어부가 그물 걷어

올리는 소리, 심지어는 밤하늘의 별빛 소리까지도 녹음합니다

 

내가 그 나이였을 때 시가 날 찾아왔다

난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그게 겨울이었는지 강가이었는지

언제 어떻게인지 난 모른다......‘

 

영화의 마지막에 자막으로 인용된 네루다의 이런 시 구절처럼

누군가로 인해 가슴 속에 찬란한 빛과 아름다운 시가 넘치던

풋풋한 첫사랑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아트무비의 백미입니다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l-wrM1ptyHM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다른 작품들

1984 (1984)

블루 이구아나 (2000)

베니스의 상인 (2004)

플로리스 (2007)

엘사 앤 프레드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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