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트루먼 쇼 (58)

해군52 2006. 4. 22. 00:16

 

원제 The Truman Show

제작년도 1998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02

감독 Peter Weir

출연 Jim Carrey, Ed Harris, Laura Linney, Natascha McElhone

 

자신의 일상이 생방송되는지 모른 채 30년을 살아온 남자가

방송과 수많은 시청자들의 공모로 조작한 가공의 삶으로부터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휴먼 드라마입니다

 

<가타카>(1997)의 각본을 썼던 앤드류 니콜의 기발한 발상을

<죽은 시인의 사회>(1989)의 호주 출신 피터 위어가 영화화,

세계를 감동시키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했다고 평가받은

코미디와 휴머니즘, 신랄한 풍자가 가득한 뛰어난 작품입니다

 

풍부한 영화적 메시지로 세계 영화팬들을 여러 번 감동시켰던

위어 감독은 기상천외한 설정을 깔끔하고 흥미롭게 담아냈고,

타인의 삶을 엿보고 싶어 하는 인간의 관음증적 본능과 함께

가공할 위력을 가진 영상 미디어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미디어가 개인의 삶을 파괴할 수 있음을 섬뜩하게 보여줍니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일인자인 짐 캐리가 기존의 우스꽝스러운

코믹 연기가 아닌 진지한 역할로 연기 변신하는 것에 대하여

우려가 있었고, 이런 우려 때문에 촬영 기간 동안 그가 이전

영화에서 했던 대사들을 입 밖에 내는 것을 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짐 캐리는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극찬을 받았고,

에드 해리스도 차갑게 빛나는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습니다

 

영화 배경인 섬마을의 지명은 '랭카스터 광장'이나 '배리모어

처럼 배우들 이름에서 따왔고, 트루먼이 조종하는 돛단배

이름 산타 마리아는 콜럼버스의 배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1999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조연 포함 3개 부문 상을 받았고,

같은 해 아카데미 감독상 포함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어느 조용한 섬마을에서 보험회사 세일즈맨으로 근무하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아내 메릴(로라 리니 분)과 함께 살고 있는

트루먼(짐 캐리 분)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익사를 목격한 후

생긴 물 공포증으로 섬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간 적이 없다

 

새로운 일도, 신나는 일도 없이 평범하게만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촬영용 조명등이 떨어지는가 하면

어린 시절에 자신이 직접 익사를 목격했던 아버지를 길에서

만났지만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끌려가는 등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자 자신의 삶에 큰 의문을 갖게 된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든지 아내는 한 번도 화를 낸 일이 없고,

누구에게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내는 생활용품을 설명하고,

자신의 돌발적인 행동이 주변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만 같고,

일정한 주기로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의 존재도 이상하고...

그가 신경을 쓰며 주변을 살펴보니 이상한 일이 너무도 많다

 

사실은 트루먼이 태어나 살고 있는 섬 전체가 스튜디오이고,

그가 20년 이상 사귀어 온 친구들은 물론이고, 그의 아내와

부모까지 주변 인물들은 모두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다

 

화장실, 가로등, 심지어 아내 목걸이에도 설치된 5천여 대의

카메라를 통해서 그의 탄생부터 30년 동안 그의 모든 일상이

36524시간 전세계에 생방송되고 있는 만인의 스타이지만

정작 본인만은 이런 사실을 상상조차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첫사랑 실비아(나타샤 맥켈혼 분)가 했던

모든 것이 트루먼을 위해 만들어진 가짜라는 말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이 조작되고 연출된 가공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그녀가 갔다는 피지로 따라가기 위해 탈출을 결심한다

 

마침내 그가 카메라의 눈을 피해 세트장 밖인 바다로 나가자

트루먼 쇼를 진행해온 제작자 크리스토프(에드 해리스 분)

물에 대한 공포심을 이용해서 그를 돌아오게 하려고 하지만

그는 진정한 자유를 찾아 망설임 없이 바깥세상으로 나간다

 

 

만일 내 일상 일거수일투족이 세상 사람들의 구경거리라면...

주변 모든 것들과 가족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구경거리를

위해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고 연출된 것을 나만 모른다면...

 

스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어디선가 몰래 카메라에 찍혀

자신도 모르게 상품화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세상이다 보니

실제 이런 가상 드라마가 언젠가 실현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가공할 위력을 가진 미디어에 의해 통제되는 인간의 공포심,

대중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제물이 되는 개인의 사생활,

통제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안락함에 도전하려는 자유의지...

 

영화는 이런 여러 가지 메시지가 담긴 은유가 가득하면서도

딱딱하거나 어둡지 않고 오히려 훈훈한 분위기로 이어갑니다

 

자기 권력에 도취한 제작자는 트루먼의 탈출로 평생 걸작을

망칠 위기가 오자 너보다 내가 너를 잘 안다며 회유하더니

끝내는 평정심을 잃고, 트루먼에게 이렇게 소리치고 맙니다

 

'바깥세상은 병들었으니 내가 만든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라'

 

소시민 트루먼에게 섬마을은 완벽하게 이상적인 사회입니다

한 번도 화내지 않는 아내가 있고, 무슨 고민이든 들어주는

친구가 있고, 언제나 이웃은 따뜻하고, 기후마저 온화합니다

 

하지만 트루먼은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자유로운 삶을 찾아서

익숙하고 따뜻한 낙원을 떠나 비바람치는 광야로 뛰쳐나가고,

관객들은 그런 트루먼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환호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섬마을처럼 하나의 세트장이고,

지구 밖에 마치 트루먼 쇼의 연출자와 비슷한 존재가 있어서

그가 우리들의 삶을 낱낱이 들여다보면서 통제하려고 한다면

그 세트장 안에서 사는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될까요?

 

 

영화의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dlnmQbPGuls

 

 

피터 위어 감독이 연출한 작품들

 

 

행잉록에서의 소풍 (1975)

가장 위험한 해 (1982) 칸 황금종려상 후보

위트니스 (1985)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모스키토 코스트 (1986)

죽은 시인의 사회 (1989)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그린 카드 (1990)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

공포 탈출 (1993) 베를린 금곰상 후보

트루먼 쇼 (1998)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2003) 아카데미 작품,감독상 후보

웨이 백 (2010)

'영화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인이 흐르는 강 (60)  (0) 2006.06.10
구름 속의 산책 (59)  (0) 2006.05.13
마르셀의 여름 (57)  (0) 2006.04.09
슬링 블레이드 (56)  (0) 2006.03.23
8월의 크리스마스 (55)  (0) 200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