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티벳에서의 7년 (67)

해군52 2007. 7. 12. 00:31

 

원제 Seven Years In Tibet

제작년도 1997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39

감독 Jean-Jacques Annaud

출연 Brad Pitt, David Thewlis

 

산악인, 작가, 인권운동가로 다양한 삶을 살며 오스트리아의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은 하인리히 하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티벳에 7년간 머물면서 달라이 라마와 교분을 통해 정신적인

성숙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실화 바탕의 서사 드라마입니다

 

하러는 히말라야 등반 중 전쟁이 터지자 영국군에 체포되어

7년 동안 겪은 일들을 집필하여 책으로 출판했고, 이 내용을

프랑스의 거장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스크린에 담아냈습니다

 

감독 데뷔작 <색깔 속의 흑백>(1976)으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이후 <불을 찾아서>(1981),<장미의 이름>

(1986),<베어>(1988),<연인>(1992) 등 화제작들을 만들었던

아노 감독은 오랜 공백 끝에 이 작품을 연출했는데 23세 때

카메룬에서 군에 복무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주인공인 오만한 산악인 하인리히 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는

사실적인 히말라야 등정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서 4주일 동안

강도 높은 산악훈련을 통해서 숙련된 등산기술을 연마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실감나는 연기를 펼칩니다

 

그의 동료 역으로 출연한 데이빗 듈리스는 마이크 리 감독의

<네이키드>(1993)에서의 연기로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주로 작품성 있는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연기파 배우이지만

아노 감독에게 매료되어 이 영화 출연을 승낙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 제작을 위해 감독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보기도 하고,

정치적 격변기 티벳 역사의 산 증인들과의 인터뷰를 하는 등

18개월 동안의 철저한 사전 준비와 8천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동양에 대한 막연한 신비감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거장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아쉬운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 산악인 하인리히 하러(브래드 피트 분)

가지 말라고 울면서 매달리는 임신한 아내를 뒤에 남겨둔 채

히말라야 최고봉 중 하나인 낭가 파르바트로 원정을 떠난다

 

강인함과 냉철함을 갖추었지만 이기적인 성격의 하인리히는

원정대장인 페터(데이빗 듈리스 분)와 계속해서 충돌하다가

혹한의 설산을 등정하면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이것은 다만 그의 험난하고 기나긴 여행의 시작에 불과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령 네팔에 있던 하인리히와

페터는 아무 잘못도 없지만 영국의 적국인 독일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붙잡혀 영국군이 관리하는 포로수용소에 갇힌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하인리히는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한 끝에 마침내 포로수용소를 벗어나고 다시 낯선 길을

돌고 도는 악전고투를 벌여서 겨우 티벳 라싸에 이르게 된다

 

낯선 땅 티벳에서 이방인이 된 하인리히는 모든 티벳인들이

종교적, 영적인 지도자로 추앙하는 13세 어린 나이의 달라이

라마(잠양 왕 척 분)를 만나서 전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달라이 라마에게 서방의 문명을 가르쳐주고 우정을 나누면서

엄청난 정치적 격변기에 처한 티벳에서 7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이기적이던 하인리히는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 영적

성숙을 경험하고 13세 소년이 진정한 스승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국경을 접한 중국에서 새로 권력을 잡은 모택동이 새

정부의 첫 번째 임무가 티벳의 옛 영토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선언하고 중국 인민해방군이 총칼을 앞세워 침공해 들어오자

평온했던 영혼의 나라 티벳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는데...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지만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가 있으며

비폭력 독립운동을 벌이는 티벳과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자 할리우드에서

달라이 라마에 관한 영화 두 편이 거의 동시에 제작되었는데

아노 감독의 이 영화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쿤둔>입니다

 

이 영화에서 달라이 라마는 영적인 능력과 열정으로 조국을

구하려는 인물이 아닌 단지 순수한 어린 소년으로 그려지고,

하인리히가 내적인 변화를 경험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고 섬세하게 그려지지 않은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수려한 히말라야 설산과 티벳 불교의 모습은 잘 담았습니다

 

비폭력 독립운동을 펼치는 티벳과 저지하려는 중국의 대립,

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미묘한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중국 정부가 티벳에서의 촬영을 허락하지 않아 남미 안데스

산맥의 한 마을에서 촬영하였고, 라싸 궁전을 재현한 세트

제작 등에 8천만 달러라는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임신한 아내를 두고도 마음 편히 산을 향해 떠날 수 있는 건

프로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하인리히는 수많은 산을 정복한

유명 산악인이지만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기 때문에

언제나 친구도 없고, 자신도 친구를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할 때도 혼자만을 고집하다가

실패를 반복하지만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내는 7년 동안에

달라이 라마의 절대 순수와 무소유 동양철학을 통해 자신의

삶이 부질없고 덧없는 것이었음을 깨달으며 자아를 되찾고,

전혀 새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그곳이 바로 티벳입니다

 

이 영화는 무자비한 총칼을 앞세운 중국에 짓밟히는 티벳의

가슴 아픈 현실을 보여주면서 짧은 자막으로 마무리합니다

 

"중국의 점령 이후 백만의 티벳인이 죽었고,

6천 여 곳의 사원이 파괴되었다

1959년 인도로 피신한 달라이 라마는

아직도 중국과의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1989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지금도 하인리히와는 절친한 친구다

 

 

영화 OST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qFCjZ4Et2qc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연출한 작품들

 

 

색깔 속의 흑백 (1976)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불을 찾아서 (1981)

장미의 이름 (1986)

베어 (1988)

 

연인 (1992)

티벳에서의 7(1997)

애너미 앳 더 게이트 (2001)

울프토템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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