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비욘드 랭군 (94)

해군52 2008. 6. 17. 01:08

 

원제 Beyond Rangoon

제작년도 1995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00

감독 John Boorman

출연 Patricia Arquette, U Aung Ko, Frances McDormand

 

남편과 아이를 잃고 미얀마를 여행하던 젊은 미국인 여의사가

목숨을 걸고 자유를 구하는 미얀마인들의 꿋꿋한 의지에 감명,

확고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정치적인 휴먼드라마로

<엑스칼리버>(1981)로 유명한 존 부어맨 감독의 연출작입니다

 

부어맨 감독은 1991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에 대한 오마주 같은 이 작품에서도

전작들로부터 계속 이어지는 인간탐구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인들의 열망을 감동적으로 그렸습니다

 

주인공인 미국인 여의사 역으로 출연해서 온몸을 던져가면서

강렬한 눈빛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보인 패트리샤 아퀘트는

아버지와 사남매 모두가 배우인 유명한 배우 집안 출신으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와 토마스 제인의 전 부인이었습니다

 

영화에 전직 교수이자 반체제 인사인 아웅 코 역으로 출연한

사람은 전문 배우가 아니라 실제 같은 이름의 전직 교수인데

수지 여사를 도와 프랑스에서 해외 홍보를 맡았다고 합니다

 

영화에 동양적인 분위기를 더해 주는 음악은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와 글래미 음악상 수상자인 한스 짐머가 만들었습니다

 

서구인이 아시아 후진국에 와서 헌신적 활약을 한다는 점에서

서구인의 미숙한 정치의식을 노출하는 시대착오적 영화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화제작으로 국내 시사회에 김대중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했었고, 칸에서도 심사위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미국인 의사 로라(패트리샤 아퀘트 분)는 남편과 어린 아들이

강도에게 무참히 살해되자 정신적 충격을 견디지 못 하다가

언니인 앤디(프랜시스 맥도맨드 분) 부부와 함께 관광단으로

동남아를 여행하던 중 미얀마 랭군의 한 호텔에 여장을 푼다

 

잠을 못 이루며 뒤척이던 로라는 미얀마 시위대 모습에 끌려

밤거리로 나섰다가 랭군 시민들이 자유를 절규하며 시위하는

장면과 함께 자유의 여신으로 추앙받는 아웅산 수지 여사가

총을 들이대면서 제지하는 군인들에게 다가가 단아한 미소로

총부리를 거두고 헤쳐나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호텔로 돌아온 로라는 통행금지령을 어기고 밤에 외출했다는

이유로 군인들에게 체포당할 위기를 겨우 넘기지만 혼란 중에

여권을 잃어버려 새 여권이 나올 때까지 혼자 랭군에 남는다

 

길에서 만난 자칭 비공식 가이드 아웅 코(아웅 코 분)와 함께

관광에 나선 로라는 검문소에서 뇌물을 주고 교외로 나갔다가

자동차가 고장나서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던 중에 그가 민주화

투쟁으로 대학에서 쫓겨난 전직 교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라는 아웅 코와 함께 다니면서 안정과 평화로움을 느끼지만

시위대에 대한 무지막지한 진압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랭군 행 기차를 타려던 로라는 검문에 걸린 아웅 코를 구해서

자동차로 도망치던 중 군인들의 추격에 쫓겨 강으로 추락하고,

다시 중상을 입은 아웅 코와 함께 대나무배를 얻어타고 가다가

잠시 정박한 마을에서 목숨을 걸고 약을 구해 그를 살려낸다

 

겨우 랭군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로라의 새 여권을 찾기 위해

미대사관으로 가지만 로라가 군인들에게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기력을 회복한 아웅 코가 시위대의 도움으로 그녀를 구해낸다

 

시위 학생들과 합류한 아웅 코와 로라는 많은 사상자를 내며

탈주를 감행한 끝에 빗발치는 포격을 뚫고 국경인 강을 건너

마침내 태국 영토에 세워진 미얀마인 난민 캠프에 도착한다

 

 

약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의 병에 걸린 서양인에게

정신적 감화를 받을 수 있는 동양이 구원이라는 생각에서인지

정신적 충격으로 탈진한 채 미얀마를 찾아간 미국인 여의사는

랭군 거리의 격렬한 시위 현장을 보고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한 발이라도 움직이면 발포하겠다는 군인들의 총부리 앞에서

수지 여사는 단아한 미소를 띤 채 군인들의 장막을 헤쳐가고

아웅 코는 총을 겨눈 병사에게 다가서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거두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민족이잖나

 

로라는 억압과 폭력의 현장을 횃불보다 밝게 비쳐주는 빛나는

용기와 신념을 가진 수지 여사에게서 부처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빠져들게 됩니다

 

통행금지령을 어기고 여권마저 분실한 로라가 반체제 교수인

아웅 코와 함께 죽을 고비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며 태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고

로라가 총상을 입은 아웅 코와 함께 대나무배를 탄 장면에서

석양이 비추는 강은 인간들과 관계없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영화에서 로라의 여행가이드이자 그녀의 정신적인 인도자로서

극한상황을 함께 하는 반체제 인사 역으로 출연한 아웅 코는

국내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를 미얀마의 정치 상황을 전하면서

자비와 용서라는 불교 정신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하였고,

아웅산 수지 여사의 비폭력 운동의 숭고한 대의를 완성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마음에서 영화에 출연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민주화운동 탄압 과정에서 수천명의 미얀마인들이 학살되었다

70여만명이 도망쳐 나왔고, 200여만명이 밀림지대에 살고 있다

현재의 미얀마에서는 고문과 억압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1990년 아웅산 수지의 국민민주연맹은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지만, 군사정권은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있다

1989년 이래 가택연금된 수지 여사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왔고

망명을 거부하며 미얀마 국민들의 희망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아웅산 수지는 1991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영화의 엔딩 설명 자막)

 

 

영화 삽입곡 <Waters of Irrawaddy>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2w7KLtBqaEQ

 

존 부어맨 감독의 다른 작품들

 

 

마지막 군주 레오 (1970) 칸 감독상

서바이벌 게임 (1972)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후보

자도스 (1974)

엑스칼리버 (1981) 칸 황금종려상 후보

에메랄드 포레스트 (1985)

 

희망과 영광 (1987)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후보

마음이 있는 곳 (1990)

제너럴 (1998) 칸 감독상

테일러 오브 파나마 (2001) 베를린 금곰상 후보

인 마이 컨트리 (2004) 베를린 금곰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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