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95)

 

원제 Great Expectations

제작년도 1998년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11분

감독 Alfonso Cuaron

출연 Ethan Hawke, Gwyneth Paltrow, Robert De Niro,

       Anne Bancroft, Chris Cooper, Hank Azaria

 

부모 없이 누나와 함께 어렵게 살던 소년이 성장해가는 과정과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 원작의 고전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소공녀>(1995)로 미국 영화계에 데뷔한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원작이 강조한 사회적 메시지보다 청춘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빛과 색채, 그리고 섹스어필을 교묘하게

조합하여 영상세대의 감각과 기호에 맞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세련되고 신비스러운 매력에 귀족적 분위기의 기네스 팰트로와

이와 대비되는 가난하지만 순수한 시골 청년 역의 에단 호크,

두 청춘 스타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배역의 주연으로 출연하고,

관록의 로버트 드 니로와 앤 밴크로프트가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또한 풋풋하지만 아름다운 어린 시절 남녀 주인공을 연기한 아역

배우들은 에단과 기네스의 자녀라고 해도 믿을만큼 꼭 닮았습니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저택과 플로리다 바닷가,

여주인공의 의상을 비롯해 초록색으로 뒤덮인 화면,

오래 기억되는 분수대에서의 가슴 설레는 키스 장면,

주인공의 작품으로 선보이는 화가 클레멘테의 그림들,

주인공이 와인 병을 들고 바라보는 뉴욕의 밤 풍경 등등

수려한 영상과 뛰어난 색감의 장면들을 보는 즐거움이 큽니다

 

뛰어난 영상미, 동화적인 로맨스와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개작한 스토리가 지루하고 후반부의 구성이 엉성한데다

억지스러운 해피엔딩 탓인지 주요영화제 수상 기록은 없습니다

 

 

플로리다 해변 작은 마을에서 부모를 여의고 누나와 함께 사는

여덟 살짜리 소년 핀(제레미 제임스 키스너 분)은 가난한 집안

형편이지만 아름다운 바다를 그리면서 화가의 꿈을 키워나간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해변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던 핀 앞에

갑자기 나타난 탈옥수 루스티그(로버트 드니로 분)는 협박하듯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자를 연장과 음식을 가져오라 요구하고

핀은 그날 밤 가족 몰래 연장과 함께 빵, 술과 약을 갖다 준다

 

핀은 이 일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비밀로 간직하지만

루스티그와의 인연이 자신의 일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게

될지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 한 채 사건을 잊어버리고 지낸다

 

은둔해서 살고 있으면서도 인근에서 부자로 소문난 노라 여사

(앤 밴크로프트 분)의 부름을 받아 그녀의 저택을 방문한 핀은

남자에게 버림받고 기괴한 모습으로 숨어서 사는 노라 여사와

그녀의 아름다운 조카 에스텔라(라쿠엘 보딘 분)를 만나게 된다

 

에스텔라는 상류사회 특유의 냉정하고 오만한 태도를 일관하며

핀을 무시하면서도 핀이 그린 그녀의 그림에는 큰 관심을 갖고

순수한 핀은 그녀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매일 그녀를 찾는다

 

청년이 되어도 에스텔라(기네스 팰트로 분)에게 향하는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던 핀(에단 호크 분)은 어느 날 에스텔라가 말도

없이 파리로 떠나버리자 절망에 빠져 화가의 꿈마저 포기한 채

누나의 애인 조(크리스 쿠퍼 분)와 함께 평범한 어부로 지낸다

 

하지만 익명 후원자로부터 지원을 받게 된 핀은 뉴욕으로 진출,

화가로 크게 성공하며 일약 뉴욕 미술계의 유망주로 떠오른다

 

부와 지위 그리고 명성까지 한 번에 얻게 된 핀은 에스텔라와

다시 만나 행복을 꿈꾸지만 그녀는 월터(행크 아자리아 분)의

청혼을 받아들였다는 말로 또 한 번 그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괴로워하는 핀 앞에 불쑥 나타난 루스티그는 핀의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다가 죽음을 맞게 되지만 핀은 루스티그를 통해

비로소 자신이 누리는 ‘위대한 유산’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바닷가 마을의 시간이 멈춰버린 듯 폐허가 된 저택을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순진하기만한 소년과 예쁘지만 너무 도도한 소녀는

그림, 음악, 춤, 그리고 사랑과 그에 대한 불안으로 얽혀갑니다

 

“마실래? 먹어도 안 죽어”

 

소녀의 유혹하는 눈빛과 소년의 놀란 눈빛,

치솟는 물줄기 속에서의 상큼한 입맞춤,

그리고 들어 올린 네 개의 까치발...

 

영화에 분수대 키스신이 두 번 등장하는데 어린 시절 저택

키스신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가슴 설레는 명장면이고,

노라 여사가 지켜보는 앞에서 탱고를 추던 어린 소년과 소녀가

훌쩍 청년으로 변해서 계속 춤을 추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핀을 유혹해서 흔들어놓고 갑자기 사라져버렸던 에스텔라는

뉴욕 미술계의 유망주가 된 핀 앞에 다시 나타나 핀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다른 남자의 청혼을 받아들였다며 떠나버립니다

 

핀은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부와 자유 그리고 에스텔라를

얻으려고 많은 것을 버린 끝에 마침내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노라 여사는 이런 말로 핀의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줍니다

 

“넌 원래 학습 도구였어

뱀 앞에 쥐를 던져놓고 먹는 법을 가르쳤지

넌 별 저항도 안 하고 걸려들었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고향에 내려와 노라 여사의 저택을 찾은

핀은 그곳에서 옛날에 보았던 무당벌레와 에스텔라를 만납니다

 

딸과 함께 나타난 에스텔라는 핀에게 이렇게 용서를 구합니다

 

“날 용서해 줄래?”

 

그리고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말없이 함께 바다를 바라봅니다

 

 

<위대한 유산>의 탱고 장면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SMiF1iw6OMw

 

 

*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다른 작품들

 

 

이 투 마마 (2001) 베니스 황금사자상 후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2004)

칠드런 오브 맨 (2006) 베니스 황금사자상 후보

그래비티 (2013) 아카데미 감독상

로마 (2018) 아카데미 감독상, 베니스 황금사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