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Antonia
제작년도 1995년
제작국가 네덜란드/벨기에/영국
상영시간 100분
감독 Marleen Gorris
출연 Willeke Van Ammelrooy, Els Dottermans,
Dora van der Groen, Veerle Van Overloop,
Thyrza Ravesteijn, Marina de Graaf
관습에 저항하고 자신이 생각한 삶을 주체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주인공으로부터 4대에 걸쳐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모계 가족의
삶과 독특한 가족 관계를 건강하고 유쾌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페미니즘의 교과서적 작품이라는 <침묵에 대한 의문>(1983)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던 네델란드 출신 마를렌 호리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여성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새롭고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하여 그녀의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영화는 중년 여성인 주인공이 탈가부장적인 형태의 가족을 꾸려
농장을 운영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일상을 서사적으로 그리면서
결혼과 출산, 가족제도와 동성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남성우월주의는 물론 타락한 종교나 전통도 가차없이 비판합니다
50여년에 걸친 사랑, 갈등과 아픔의 파란만장한 서사드라마가
펼쳐지는 가운데 성서 창세기의 패러디, 그림같은 유럽의 풍광,
잠언과 같은 대사와 나레이션, 동화처럼 풀어내는 인물 묘사,
아침 햇살처럼 따사로운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까지
여러 요소들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한껏 살려줍니다
장례식 도중 관에 누워 있던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 노래하고,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상이 윙크하고, 성모상은 빙그레 웃고,
곳곳에서 들리는 사랑의 교성으로 꼬마가 잠을 못 이루는 등
기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장면들이 관객들을 미소짓게 만들고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시종일관 즐겁게 합니다
1996년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네덜란드의 어느 마을,
오래 전 고향을 떠났던 안토니아(빌레케 반 아메루이 분)는
어머니(도라 반 더 그러엔 분)의 임종을 보기 위해 열여섯 살
된 딸 다니엘라(엘스 도터만 분)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권위적 모습의 신부가 주재하는 어머니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슬픈 표정으로 찬송가를 부르지만 전쟁의
상흔이 깃든 장례식은 그저 하나의 행사일 뿐이고, 다니엘라는
할머니가 마치 자신의 죽음을 기뻐하듯 노래하는 환영을 본다
마을 사람들은 안토니아가 남편도 없이 딸만 데리고 나타나자
그녀를 마치 탕녀처럼 무시하지만 전쟁으로 염세주의자가 된
어릴 적 친구 크룩핑가만은 유일하게 그녀를 반갑게 맞아준다
안토니아는 마을 사람들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으로
척박해진 어머니의 농장을 일구면서 카톨릭 윤리가 지배하는
마을에서 소외당한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
아이는 갖고 싶지만 결혼은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안토니아의
딸 다니엘라는 흰색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청년과 잠자리를
같이 한 결과로 딸 테레사(벨레 반 오버루프 분)를 낳게 된다
다니엘라는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는 테레사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라라라는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도록
하는데 다니엘라와 라라는 사랑에 빠져 동성 부부로 지낸다
정박아 여동생 디디(마리나 드 그라프)를 성폭행하고 마을을
떠났다가 군인이 되어 돌아온 망나니 피트가 다시 테레사를
성폭행하자 마침내 안토니아의 분노는 폭발하고, 피트는 마을
청년들에게 몰매를 맞은 후 결국 동생의 손에 죽임을 당한다
다시 세월이 흘러 테레사의 딸 사라(티르자 라브스테인 분)가
태어나고, 여러 사람들이 계속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어간다
어느 새 80세 노인이 되어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안토니아는
사라에게 가족들을 부르게 하고 생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린다
여주인공 안토니아로부터 다니엘라, 테레사, 사라에 이르기까지
그녀들 4대는 결혼과 가족에 관한 한 기존 제도를 부정하고,
자유롭게 살면서도 각자 영역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합니다
그들은 결혼이라는 틀에 맞춘 가족 제도를 비롯한 모든 사회
제도를 철저히 거부하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합니다
안토니아는 청혼을 거부하고 평생 친구이자 연인으로 지내고,
다니엘라는 임신을 위해 한 번은 남성과 잠자리를 같이 하지만
딸의 가정교사와 사랑에 빠진 후 '동성 부부'로 동고동락하며
테레사는 남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지만 결혼은 하지 않습니다
전쟁을 겪으면서 염세 철학자가 된 안토니아의 소꼽 친구,
마을의 산파이자 장의사인 카페의 여주인,
지능이 모자라서 꼬마들에게 놀림 당하는 팔푼이 총각,
가부장적인 대지주의 딸로 오빠에게 성폭행 당하는 정박아,
종교문제로 사랑을 이루지 못 해 보름달을 보며 울부짖는 여인,
마을에서 20년이나 살았지만 이방인 취급만 받는 홀아비 농부,
아이만 줄줄이 낳았지만 갈 곳 없는 미혼모,
교회와 속세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성직을 포기한 신부...
기존의 제도로부터 보호받지 못 한 그들은 안토니아의 농장에
모여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성별에 관계없이 함께 농사짓고,
휴일이면 넓은 마당에 식탁을 차려 놓고 소박한 식사를 즐기는데
강인하고 포용력 있는 안토니아가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합니다
펼쳐진 식탁에서 죽은 사람들과 산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고,
안토니아와 바스가 젊은 시절 모습으로 춤추는 엔딩 장면은
다니엘라가 할머니의 부활을 보는 도입부의 장례식 장면과 함께
삶과 죽음의 아름다운 공존을 보여주는 듯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죽음을 앞둔 안토니아는 어린 증손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영원히 죽는 것은 없어. 언제나 무엇인가가 남는단다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것이 탄생해
인생은 그런 거야. 이유 없는 시작이지
왜냐하면 사는 게 인생이니까. 인생은 살아야만 하는 거야‘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3n1O-sKecdA
마를렌 호리스 감독의 작품들
침묵에 대한 의문 (1982)
깨진 거울 속의 여인들 (1984)
안토니아스 라인 (1995)
댈러웨이 부인 (1997)
체스왕 루진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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