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불멸의 연인 (98)

해군52 2008. 7. 29. 01:16

 

원제 Immortal Beloved

제작년도 1994

제작국가 영국/미국

상영시간 120

감독 Bernard Rose

출연 Gary Oldman, Jeroen Krabbe, Johanna Ter Steege,

      Isabella Rossellini, Marco Hofschneider, Valeria Golino

 

세상과는 소통하지 못했던 베토벤이 한 여인을 향해서 남모르게

불태웠던 사랑을 추리 기법의 플래쉬백으로 추적해 가는 영화로

어린 시절부터 베토벤의 음악을 좋아했다는 버나드 로즈 감독이

연출과 각본은 물론 단역 출연까지 13역을 맡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베토벤이 사망한 후 그가 불멸의 연인에게 남긴 편지를

실마리로 베일 속 여인을 추적하는 흥미로운 스토리를 따라가며

사랑과 증오가 음악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의 연극 무대 출신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성격파 배우

게리 올드만이 광기어린 눈빛으로 악성 베토벤의 삶을 재현했고,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요한나 테르 슈테게, 이사벨라 롯셀리니,

발레리아 골리노가 베토벤이 사랑했던 세 여인으로 출연합니다

 

명배우 잉그리드 버그만과 명감독 로베르트 롯셀리니의 딸인

이사벨라는 영화 촬영 중 게리 올드만과 실제 사랑에 빠졌는데

당시 두 사람 모두 두 번 결혼했다가 두 번 이혼한 상태였습니다

 

세계 정상의 명지휘자이자 베토벤 음악의 최고권위자로 알려진

헝가리 출신의 게오르그 솔티 경이 음악 감독으로 참여하였고,

피아노에 머레이 퍼레이어, 바이올린에 기돈 크레머, 첼로에

요요마 등 당대의 거장들이 베토벤의 명곡들을 연주하였습니다

 

영화 곳곳에 베토벤의 열정과 비통함이 담긴 명곡들이 흐르는데

특히 베토벤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호수와 하늘이 하나로 겹치며 울려퍼지는 합창 '환희의 송가'

베토벤 음악의 절정이자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이기도 합니다

 

 

베토벤(게리 올드만 분)의 사망 소식에 비엔나 시민들은 슬픔의

도가니에 빠지고 수많은 군중들이 장례식을 보기 위해 몰려든다

 

베토벤의 오랜 친구이자 비서 안톤 쉰들러(제로엔 크래브 분)

만년의 베토벤을 돌봐주던 동생 요한(제라드 호란 분)은 막대한

유산을 불멸의 연인에게 남긴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발견한다

 

쉰들러는 요한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베토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는 '불멸의 연인'을 찾아

나서지만 유일한 단서는 그가 이름 모를 여인에게 쓴 편지뿐이다

 

쉰들러는 편지봉투에 적혀있는 칼스버드 호텔 여주인으로부터

베토벤이 그곳에서 한 여인을 만나려 했지만 서로 어긋났었다는

사실과 함께 숙박부에 기재되어 있는 그 여인의 서명을 확인하고

이를 단서로 하여 본격적으로 그 여인의 정체를 추적해 나간다

 

쉰들러는 베토벤의 주변에 있었던 세 여인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베토벤과 그녀들 사이의 격정적이면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와

그 사랑에서 비롯된 베토벤의 음악에 얽힌 사연들을 알게 된다

 

베토벤의 천부적 열정에 압도당했던 제자인 줄리에타(발레리아

골리노 분)는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하려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베토벤이 화를 내며 떠나버리자

다른 사람과 결혼했고 그와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고 말한다

 

베토벤의 청력이 떨어지고 곤경에 빠져 있을 때 그에게 안식처를

제공했던 안나(이사벨라 롯셀리니 분)는 함께 한 동안 그를 진정

사랑했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항상 다른 여인이 있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이 한때 베토벤의 연인이었지만 불멸의 연인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쉰들러는 베토벤이 생전에 가장 증오했던 동생의

미망인 조안나(요한나 테르 슈테게 분)를 만나서 베토벤과 조안나

그리고 조안나의 아들이자 베토벤이 끔찍이도 아꼈던 조카인 칼

(마르코 호프쉬네이더 분)에 얽힌 놀라운 사연을 듣게 되는데......

 

 

'당신의 사랑으로 인해 나는 너무나 행복하고 또 불행합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화로워지세요

그래야

우리 인생을 침착하게 성찰하고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베토벤이 죽은 후 수신인 불명인 채 서랍 속에서 발견된 편지의

주인공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베토벤 연구가들의

의견이 분분한데 베토벤의 친구로 그의 전기를 썼던 실존 인물

안톤 쉰들러가 그 여인을 찾아내는 과정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베토벤은 35세 이후 청각을 상실한 신체적인 결함을 극복하고,

그의 천재성을 발휘하여 수많은 불후의 명곡들을 만들었지만

한편 과격하고 괴팍하며 독선적이고 고집 센 성격으로 인하여

57년간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외로운 삶을 살다가 떠나갔습니다

 

그는 세 명의 여인들과 사귀다가 모두 상처를 준 채 헤어졌는데

상대 여성들은 모두 한때 그를 열렬히 사랑했다고 고백하지만

그가 그녀들을 정말 사랑했느냐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 베토벤은 동생의 부인이 된 조안나에게 '창녀 같은

여자'라고 공공연하게 욕설을 퍼붓고, 동생이 죽자 그 아들까지

강제로 빼앗아오는 등 증오와 분노, 독선과 오만으로 대하지만

놀랍게도 그녀가 바로 평생 잊지 못한 '불멸의 연인'이었습니다

 

베토벤은 죽기 직전 찾아온 조안나의 손과 얼굴을 더듬어보고,

빼앗았던 아들의 양육권을 돌려주는 서류에 겨우 서명하고는

돌아서 나가는 그녀를 향해 우는 듯, 웃는 듯 힘겹게 말합니다

 

이제 희극은 끝났군!”

 

그들의 운명을 어긋나게 했던 바로 그날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그녀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그의 편지를 뒤늦게 읽은 조안나는

이제 돌이킬 수 없이 지나가버린 안타까운 사랑에 통곡합니다

 

평범한 사고와 행동을 거부한 천재 베토벤은 여인과의 사랑도

범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했지만 그가 간절한 마음을

담아 편지에 남긴 구절들은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영화 주요 장면과 베토벤의 삽입곡!

https://www.youtube.com/watch?v=nCMzhl8wuvM&t=7s

 

버나드 로즈 감독의 다른 작품들

 

 

캔디 맨 (1992)

안나 카레니나 (1997)

미스터 나이스 (2010)

복싱 데이 (2012)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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