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rois Couleurs Bleu (Three Colors : Blue)
제작년도 1993
제작국가 폴란드, 프랑스
상영시간 100분
감독 Krzysztof Kieslowski
출연 Juliette Binoche, Benoit Regent, Florence Pernel
프랑스 국기의 세 가지 색인 ‘블루, 레드, 화이트’를 제목으로,
그 의미인 ‘자유, 평등, 박애’ 정신을 차용하여 기획한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폴란드 출신 예술 영화의 거장인
크지쉬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이 영화는 교통사고로 남편과 딸을 잃고 삶의 의미도 잃었던
한 여인이 자신을 발견하면서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과정을
슬픔의 색인 푸른 화면 위에 강렬한 톤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폴란드 공산정권 하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방송용 ‘십계’ 시리즈로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그 중 두 편의 에피소드로 만든 장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1988)과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1988)의 국제적 성공에 이어
‘세가지 색’ 시리즈로도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하였습니다
음악을 담당한 즈비그뉴 프라이즈너는 폴란드 출신의 작곡가로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의 영화음악을 만들었고,
이 영화에서는 반 덴 마이어라는 가공의 작곡가로 등장하는데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다가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멜로영화로서의 재미와 탄탄한 구성과 우울하면서도 아름다운
프라이즈너의 장중한 음악, 그리고 침묵 속에서 감정을 표현한
줄리엣 비노쉬의 절제된 연기가 고품격 예술 영화를 만들었고,
예술과 자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1993년 베니스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수상에 이어
1994년 세자르에서 편집상, 음향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1994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작입니다
나들이 가는 한 가족을 태우고 인적 드문 평화로운 시골길을
달리던 승용차 한 대가 갑자기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 선다
예기치 못 한 교통사고로 저명한 작곡가인 남편과 다섯살 난
어린 딸을 잃은 줄리(줄리엣 비노쉬 분)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갑작스럽게 잃어버린 상실감과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의식으로
자살을 기도할 만큼 괴로워하면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그녀는 과거에 소유하고 있었던 것들을 모두 잊고 이름까지
바꾼 채 허름한 아파트에 홀로 들어가 아픈 마음을 달래면서
자신을 알아보는 못하는 곳에서 익명으로 살아가려고 하지만
불쑥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고독은 더욱 깊어간다
그녀를 취재하려는 음악 담당 여기자(헬렌 빈성 분)는 줄리가
남편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진정한 작곡가일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줄리는 이 사실을 지나칠 정도로 완강히 부인한다
그러나 죽은 남편이 ‘줄리가 본인 음악 활동의 주인이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라고 한 인터뷰 내용이 방송에 소개되자
매스컴은 그들의 사생활과 함께 그의 작품을 재조명하려 한다
한편 남편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냉소적으로 변하던 줄리는
어느 날 남편의 동료 음악가이자 자신을 짝사랑하던 올리비에
(베누아 레전트 분)로부터 남편에게 연인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줄리가 수소문 끝에 남편의 연인이었던 산드린(플로렌스 퍼넬
분)을 만나 보니 그녀는 남편이 자신에게 선물한 것과 똑같은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있는데다 남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그녀가 용서를 구하면서도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하자 줄리는
남편이 남긴 집을 주고 아이에게 남편의 이름을 붙이라 한다
그리고 과거의 삶이 허구이며 위선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사랑에 대한 집착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남편이 미완성으로 남긴 유럽협주곡의 마무리 작업을 시작한다
안개가 낀 새벽의 어슴프레한 블루 톤,
여인이 수영하는 수영장의 파란 물빛,
샨들리에의 파란 유리구슬의 광채,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는 푸른색 펜...
영화 내내 슬픔의 색인 블루의 이마주들이 화면 가득합니다
즈비그뉴 프라이즈너가 작곡한 ‘유럽협주곡’의 테마들이 전반
곳곳에서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다가 마지막에 완성되어 합창
부분과 함께 연주되는데 이 순간 악보 위를 움직이는 여인의
손가락을 따라 음악이 흘러나오는 장면은 아주 환상적입니다
자신을 짝사랑하던 남자를 불러 하룻밤을 함께 지낸 여자는
다음날 아침 침대로 커피까지 가져다주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이렇게 말하고는 어리둥절해 하는 남자를 두고 나가버립니다
“저도 특별난 게 없는 여자예요
저를 잊어 주세요“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를 만나러간 여인은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어머니에게 넋두리처럼 말합니다
“추억도, 소중한 것도 없어요
친구도, 사랑도, 모든 게 덫일 뿐이예요
무서워요, 엄마!“
죽은 남편의 연인이 남편의 아이를 낳겠다며 용서를 구하고,
이런 사실을 확인한 여인은 사랑의 굴레를 벗어나게 됩니다
새 남자와의 정사, 사고 현장에서 목걸이를 집어갔던 청년,
치매dp 걸린 어머니, 아파트에서 만나 알게 된 몸 파는 여인,
죽은 남편의 젊은 연인과 그녀에게서 태어날 남편의 아들,
그리고 엔딩 크레딧까지 아주 느린 템포로 진행하는 마지막
장면에는 줄리의 손에 완성된 웅장한 유럽협주곡이 흐릅니다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s24ynFBgCGA
크지쉬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다른 작품들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1988) 칸 황금종려상 후보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1988)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1991) 칸 황금종려상 후보
세 가지 색 : 화이트 (1994) 베를린 금곰상 후보, 은곰상 수상
세 가지 색 : 레드 (1994) 아카데미 감독,각본상 후보/칸 황금종려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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