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One Fine Day
제작년도 1996년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08분
감독 Michael Hoffman
출연 Michelle Pfeiffer, George Clooney
각각 아이를 키우며 홀로 살던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갈색 톤의 포근한 영상 속에 담은 로맨틱 코메디로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는 캐리어우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대의 영웅은 바로 직업을 가진 엄마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SF 대작 <인터스텔라>(2014) 제작자인 린다 옵스트가 로맨틱
코메디에 주력하던 1990년대에 이 영화를 제작했는데 그녀는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얻었다고 합니다
마이클 호프만 감독은 이 작품 연출로 큰 명성을 얻은데 이어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셰익스피어 원작 <한여름 밤의
꿈>(1999)을 연출, 대중성은 물론 작품성도 인정받게 됩니다
연기력을 갖춘 미모의 지성파 여배우로 꼽히는 미셸 파이퍼와
섹시한 터프가이이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조지 클루니가
공연하는 첫 작품임에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커플을 연기합니다
영화는 과거로의 플래시백 없이 주인공들이 만나서 벌어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따라가면서 그리는데
바쁘게 일하는 대목에서는 빠른 화면으로 긴박하게 몰아가고
아이들과 노는 대목에서는 느린 속도로 완급을 조절해 가면서
바쁜 뉴요커의 일상과 상큼한 로맨스를 경쾌하게 보여줍니다
뉴욕은 많은 영화에서 바쁘고 복잡하고 범죄가 판을 치는 도시로
묘사되지만 이 영화에서는 활기차고 커피 향기 가득한 모습으로
감미로운 음악들과 함께 로맨스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줍니다
영화 주제곡 <For the First Time>으로 1997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1998년 그래미에서 음악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혼하고 아들(알렉스 린즈 분)을 키우면서 살아가는 유능한
건축설계사 멜라니 파커(미셸 파이퍼 분)는 남자들에게 계속
실망만 한 탓에 다시는 남자를 사귀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주말이면 이혼한 전처가 키우는 딸(매 휘트먼 분)을 만나는
칼럼니스트 잭 테일러(조지 클루니 분)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없이 여자들을 단지 편하고 가벼운 데이트 상대로만 여긴다
사랑에는 신물이 나고 일과 자녀 양육에 지쳐버린 두 사람은
아이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관계로 우연히 자주 마주친다
어느 날 잭의 실수로 두 아이들이 소풍가는 배를 놓치게 되자
직장에 매인 두 사람은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아보다가 결국
각자 비는 시간에 맞춰 교대로 아이들을 돌보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아침부터 일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자 화가 난 두 사람은
이를 상대방 탓으로 돌리면서 점점 더 불편한 감정이 쌓여가고,
두 사람의 핸드폰이 바뀌어 일이 더욱 복잡해지자 상대방에게
독설을 퍼붓는 등 두 사람의 하루는 엉망진창으로 엉켜버린다
마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이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돌보고
여러 가지 해프닝을 겪으면서 두 사람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차츰 끌리기 시작하지만 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같은 반이면서도 사이가 좋지 않던 두 아이들은 각자 한 쪽
부모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좋아하며 엮어주려고 애를 쓴다
한편 기자회견장에서 시장의 비리를 폭로하려던 잭의 계획은
증인이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무산되는 듯 위기 상황이 된다
잭의 핸드폰을 통해서 이런 내용을 알고 있던 멜라니는 기자
회견장으로 달려가 시간끌기 작전으로 잭을 곤경에서 구한다
복잡하게 뒤엉켜서 두 사람 모두에게 힘겨웠던 하루가 저물고
처음 계획했던 대로는 아니지만 결국 모든 일이 제대로 풀리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
어린이 같이 자유분방한 남자와 완벽하고 능력있는 캐리어 우먼,
대도시의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녀 돌보기에 지친 두 사람은
마음으로는 상대방에게 끌리면서도 짐짓 독설을 퍼붓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탄 택시에서 남자는 상사에게, 여자는 동생에게
각각 휴대폰으로 통화하면서도 상대방을 자극하는 말만 합니다
남 : 자기 속옷 입었어? 무슨 색깔? 콧대 높고 수다스런 여자예요
여 : 내가 다시 남자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 날 총으로 쏴 줄래?
하지만 남자에게 쏠리는 마음을 애써 감추는 여자의 눈빛과
여자를 들어안고 물구덩이를 뛰어가는 남자의 저돌적 모습은
서로에 대하여 숨길 수 없는 마음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정신없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헤어져야 할 시간, 여자가 먼저
저녁 식사에 초대하지만 남자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뭔가 할 일이 남은 것처럼 미적거리다 헤어지지만
남자가 금붕어를 전해주겠다는 핑계로 여자 집을 찾아가서야
아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두 사람이 조금은 어색하게 아주 짧은 첫 입맞춤을 하고나서
여자는 정식으로 다시 하자고 말하고는 화장실로 달려가더니
서둘러 양치질하고, 머리를 빗고, 새 옷 차림으로 나타나지만
그동안 기다리다 지친 남자는 소파에 앉은 채 잠이 들었는데
그 다음 장면이 더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각자 상상!^^)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도 하지만, 상대방에게 환멸을 느끼거나 사랑으로 인한
상처가 너무 크거나 다른 어떤 이유로든 헤어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아주 작은 빈틈만 있어도 비집고 들어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인가 봅니다
영화 속 여자의 독백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오늘 하루를 이 남자가 망쳐버렸어
너무나 근사하게..."
주제곡 <For the First Time>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v_I-z_AJ_4Q
마이클 호프만 감독의 다른 작품들
레스터레이션 (1995) 베를린 금곰상 후보
한 여름밤의 꿈 (1999)
엠퍼러스 클럽 (2002)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2009)
갬빗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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