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Pelican Brief
제작년도 1993년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41분
감독 Alan J. Pakula
출연 Julia Roberts, Denzel Washington, Sam Shepard
대법관 암살 배후를 둘러싼 최고위 권력층의 음모를 파헤치는
법대 여학생과 정의로운 흑인 기자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인기 작가인 존 그리샴의 소설을 <대통령의 사람들>(1976)의
앨런 파큘라 감독이 영상에 옮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입니다
미국법에서 사용하는 용어 ‘브리프’는 법대생들의 판례요약문,
또는 변호사가 공적인 주장을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을 뜻하고,
이 영화의 제목이자 원작의 제목이기도 한 ‘펠리칸 브리프’는
‘펠리칸 멸종을 막기 위해 환경단체가 제기한 채굴금지 소송이
살인사건의 배후와 관련 있다'는 주인공의 가상 보고서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그리샴과 스릴러의 거장 파큘라 감독의 명성
위에 줄리아 로버츠와 덴젤 워싱턴이라는 정상급 남녀 배우의
스타 파워까지 더해서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 탓에 지루해질 수도
있는 소재를 긴장감 넘치게 풀어내고, 보이지 않는 권력기관의
음모, 암살, 정경유착 등을 엮어서 스릴러의 재미를 더해주며
국가권력 앞에 무기력한 개인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원작에서와 달리 흑인이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백인 여배우와 흑인 남배우의 러브신을 금기시하는 헐리우드
불문율 때문에 원작의 러브신을 없앴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특히 원작을 먼저 읽은 관객들로부터 원작에 충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재해석한 것도 아니라 어중간하다는 불만이 있었으며
그런 이유 때문인지 주요 영화제에서 상을 받지는 못 했습니다
워싱턴에서 같은 날 대법관 두 명이 살해되는 큰 사건이 발생한다
정부의 수사가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 채 답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올리언즈 튜레인대학 법대생인 다비 쇼(줄리아 로버츠 분)는
이 사건에 대한 가상의 보고서인 ‘펠리칸 브리프‘를 작성해서
연인이기도 한 토마스 캘러한 교수(샘 세퍼드 분)에게 제출한다
다비는 몇 가지 자료를 근거로 대법관 살해 사건의 배후에는
최고 권력층이 개입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했는데 이 보고서가
캘러한 교수의 친구인 FBI 변호사를 거쳐 백악관에 보고된다
그런데 보고서를 읽은 캘러한 교수가 자동차 폭발로 사망하고,
그 폭발 현장을 목격한 다비는 그녀 자신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살해 위협을 받으며 쫓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를 살해하려는 살인 청부업자가 계속 그녀에게 다가오고
FBI와 CIA까지 이에 개입해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그 이유는 별 생각 없이 작성한 그녀의 보고서가 실제 권력층의
음모를 정확하게 맞추었고, 이런 음모를 숨겨야만 하는 자들
입장에서는 이 보고서의 언론 유출을 막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대부호 소유 정유회사와 돈에 매수된 정부는 유전개발을 위해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인 펠리칸의 서식지를 파괴하려 하는데
이런 진실을 숨겨야만 하는 자들은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한 다비와 이 보고서를 읽은 사람들 모두의 목숨을 노린다
더 이상 달아날 수도 없는 긴박한 상황과 공포에 지친 다비는
죽은 캘러한 교수의 지인이자 정의감이 강한 워싱턴 헤럴드의
젊은 기자 그레이 그랜섬(덴젤 워싱턴 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다비로부터 대법관 피살사건에 대한 가상 보고서 내용을 들은
그레이는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가고
두 사람 앞에 거대한 음모의 실체가 점차 드러나게 되는데...
미시시피 주립대학과 로스쿨을 졸업하고 주 하원의원을 거친
형사 전문 변호사이었던 존 그리샴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의
토대 위에 짧은 문장, 팽팽한 구성과 타고난 이야기 솜씨까지
발휘하여 법정 스릴러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하였고,
미국 법률제도를 이해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합니다
극적인 긴장감을 갖춘 그의 소설 여러 편이 영화화되었는데,
이 작품과 <야망의 함정><의뢰인><타임 투 킬><런어웨이>
<레인메이커>와 같은 스릴러는 물론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라는 코믹 드라마도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입니다
‘권력의 음모’를 단골 소재로 다뤄온 파큘라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부패하기 마련인 권력의 속성, 이미지 조작, 자본가와 정치권력의
밀월관계를 고발하면서 예리한 분석력과 박진감 넘치는 구성으로
날카롭게 진실을 파헤쳐 흥행의 귀재다운 연출솜씨를 발휘합니다
그는 대형 로펌, 대기업과 백악관을 음모와 부패의 상징으로,
대통령 수석보좌관, CIA 국장, FBI 국장 등의 최고 권력층을
사욕을 위해 권력 다툼이나 벌이는 믿을 수 없는 인물로 묘사,
대통령을 포함한 최고 권력층 주변의 어두운 면을 조롱합니다
집무실에서 애완견 뒤집기 훈련에 몰두하는 장면은 레이건을,
대통령의 배후에서 대통령을 조종 통제하는 비서실장의 모습은
닉슨의 측근이었던 실제인물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는 결국 돈과 권력에 맞서 힘없는 ‘펠리칸’들을 보호하려는
여대생과 신문기자 같은 용감한 시민들의 이야기로 귀결되는데
‘펠리칸’은 새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돈과 권력과 개발에 밀려
서식지를 잃어가는 힘없는 보통 사람들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사제 관계이면서 동시에 연인 관계이기도 한 여대생과 교수가
침대에 함께 누워 대법관 피살을 전하는 TV 뉴스를 본다거나
근엄한 보수주의자인 노대법관이 포르노 극장에서 살해된다는
장면처럼 우리 정서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두 남녀 주연배우들의 명성에 걸맞게 진지한 연기가 돋보이고
노을을 배경으로 펠리칸들이 날아오르는 장면이 아름답습니다
* 펠리칸이 날아오르는 오프닝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eP2V-Cgyaq4
* 앨런 파큘라 감독의 다른 작품들
대통령의 사람들 (1976)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소피의 선택 (1982)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
의혹 (1990)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1992)
데블스 오운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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