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공동경비구역 JSA (87)

해군52 2008. 2. 25. 00:59

 

제작년도 2000

제작국가 한국

상영시간 145

감독 박찬욱

출연 이영애, 이병헌, 송강호, 김태우, 신하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남북 병사간 총격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테리 휴먼 블록버스터로

인간이 그어놓은 가느다란 선 하나를 사이에 둔 분단이 초래한

거대한 비극을 유머러스하고 따스한 시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북측 초소에서 발생한 의문의 죽음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을 미스테리 구조에 담아냈는데

이런 종류의 영화가 흔히 빠지기 쉬운 관념적이거나 감상적인

또는 엄숙함의 함정을 피해가는 절제된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극한 대치하는 남북한 상부의 서로 다른 주장과 양측 병사들의

거짓 진술 사이에 삽입되는 사건의 단편들이 진실을 파헤치는

한국계 스위스 여군 소령의 집요한 수사에 따라 퍼즐을 맞추듯

재배열되면서 결국에는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오늘의 작가상최종심에 올랐던 박상연의 원작 소설 <DMZ>

바탕으로 박찬욱, 이무영 등 4명이 탄탄한 시나리오를 만들었고,

이영애, 이병헌, 송강호 등 주연급 흥행 배우 5명의 멋진 연기와

제작사의 참신한 기획이 함께 어우러져 수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남북한 화해 무드에 맞춰 2000년 추석 시즌에 개봉되었는데

개봉 154일 동안 전국 총관객(579), 주말 관객(21), 예매

(5), 최단기간 서울 관객 100(15) 200(47) 돌파,

연속 주말흥행 1(9), 최고 해외수출가(일본에 200만 달러),

통일부의 공식 반출 승인을 받고 북한에 간 최초의 한국 영화

등등 한국 영화사에 오래 남을만한 많은 기록들을 세웠습니다

 

2000년 청룡영화제 작품상과 감독상 포함 5개의 상을 받았고,

2001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금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 돌아오지 않는 다리북측 초소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하여 북측의 장교 한명과 초소병 정우진 전사

(신하균 분)가 죽고 오경필 중사(송강호 분)가 부상을 당하고,

남측 초소병 이수혁 병장(이병헌 분)이 총상을 입고 구출된다

 

사건 후 북측은 남측의 군사분계선을 넘은 기습테러 공격으로

남측은 북측의 남측 초병 납치로 각각 엇갈린 주장을 하다가

스위스와 스웨덴으로 구성된 중립국 감독위원회 책임수사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한다

 

중립국 감독위원회는 쮜리히 법대 출신의 한국계 스위스인이며

군정보단 소령인 소피(이영애 분)를 책임수사관으로 파견하지만

생전 처음으로 한국에 입국한 소피는 남북 양측의 피의자 인도

거부와 관계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소피는 어렵게 사건 당사자들을 만나 정황을 파악하려 하지만

그들이 상반된 진술만을 반복하면서 수사는 미궁으로 빠져든다

 

사건을 은폐 또는 축소하려는 남북 양측 상부와 극도의 혼란에

빠진 당사자들, 그리고 중립국 감독위원회 측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로 소피는 계속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시체부검과 증거물

조사, 공격적이고 치밀한 추적으로 진실에 가까이 접근해 간다

 

소피가 사건의 첫 목격자인 남성식 일병(김태우 분)의 진술에

의혹을 느끼고 수사를 주변 인물로 확대해가자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한 남일병은 투신자살을 기도하고, 소피의

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했던 인민군이었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중립국 감독위원회는 소피의 수사 중단과 원대복귀를 지시한다

 

남측 병사 이수혁 병장은 왜 북측 초소병을 쏘았을까?

최초 목격자인 남성식 일병은 왜 자살을 기도했을까?

그리고 북측의 오경필 중사는 무엇을 숨기고 있을까?

 

그녀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마지막 시도를 감행하는데...

 

 

1954UN과 북한의 협정으로 설치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은

군사분계선에 세워진 회담장을 축으로 하는 직경 800m의 원형

지대로 분단의 상처와 전쟁 가능성이라는 긴장감을 동시에 지닌

비극적 공간이자 남과 북의 이념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실제자료를 기초로 양수리 촬영소에 세운 판문점 오픈세트에는

국내 최대인 8천평 부지에 판문각, 팔각정, 회담장을 재현했고,

충남 아산에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남북한 초소를 설치했는데

두 곳의 오픈세트 제작에만 7개월 동안 총 9억원이 소요되었고,

마케팅비 15억원 포함 4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남북 냉전관계를 다루어 흥행에 크게 성공했던 <쉬리>(1999)

기존의 반공교육에 입각한 공포심과 이데올로기를 강조한 반면

이 영화는 이데올로기를 희화화하면서 지극히 표피적인 장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 자리를 휴머니즘으로 대신합니다

 

수색작전 중 지뢰를 밟은 남측 병사를 북측 병사들이 도와주고,

남측 병사가 북측 병사들에게 카세트테이프와 편지를 던져주고,

북측 병사들이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역시 남조선 과자가 맛이

있다고 말하는 등 남북 모두 인간적인 사람들임을 강조합니다

 

남측 병사가 북측 초소를 방문하며 긴장관계가 사라지는 대신

서로를 형과 아우라고 부를만큼 인간적인 교류가 이루어지지만

북측 장교의 출현으로 이들은 총을 마주 겨눈 현실로 돌아오고

총격사건 이후 체제가 개입하면서 실체적 진실은 의미를 잃고,

진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평화가 유지되는 상황으로 바뀝니다

 

친해진 남북 병사들이 애인 사진을 꺼내놓고 자랑하는 장면,

<플레이보이> 잡지의 누드 사진을 함께 들여다보는 장면,

남북 병사들이 북측 초소에서 어깨동무하고 기념사진을 찍다가

벽에 걸린 김일성 부자의 사진 때문에 각도를 여러 번 바꾸는

장면 등등 있을 수 없는 코믹한 설정들이 많아서 웃게 되지만

현실을 생각해 보면 웃다가도 서글프고 허전해지기도 합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OST ‘이등병의 편지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CSzpN6ihOlc

 

 

박찬욱 감독의 다른 작품들

 

 

복수는 나의 것 (2002)

올드보이 (2003) 칸 심사위원 대상/황금종려상 후보

친절한 금자씨 (2005) 베니스 젊은 사자상/황금사자상 후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베를린 금곰상 후보

박쥐 (2009) 칸 심사위원상

아가씨 (2016) 칸 황금종려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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