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데드 맨 워킹 (88)

해군52 2008. 3. 2. 01:00

 

원제 Dead Man Walking

제작년도 1995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22

감독 Tim Robbins

출연 Susan Sarandon, Sean Penn

 

사형을 앞둔 흉악범의 영적 안내자가 된 수녀의 시선을 통해

사형 제도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팀 로빈스의 연출작으로

원작은 헬렌 프리진 수녀가 직접 경험을 기록한 자서전입니다

 

영화 제목이자 원작 자서전 제목이기도 한 <데드 맨 워킹>

간수들의 은어로 사형 집행장에 들어가는 사형수를 뜻합니다

 

주인공의 말처럼 사형수는 점호 시간 교도관의 발자국 소리가

가장 두렵다고 하는데, 그 소리가 자신의 방 앞에 멈추어서게

되면 바로 자신이 <데드 맨 워킹>이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배우 출신인 팀 로빈스 감독은 두 번째로 연출한 이 영화에서

사형수 감옥과 사형 집행의 실제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면서

세계적으로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켜 화제를 모았고

2년차 징크스를 벗어나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확인 받았습니다

 

원작자인 헬렌 수녀는 각본부터 배우들의 분장에 이르기까지

제작의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세트가 아닌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을 진행하여 현장감을 더 높였으며 영화사상

처음으로 사형 집행 과정이 사실적으로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깊이 고뇌하는 수녀 역할을 섬세하게 연기한 수잔 서랜든은

1996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황금기를 맞이했고,

죽음을 앞둔 공포를 실감나게 보여준 타고난 악동숀 펜도

같은 해 베를린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대배우로 도약합니다

 

 

흑인 빈민가에서 활동하는 헬렌 수녀(수잔 서랜든 분)는 백인

사형수 매튜 폰슬렛(숀 펜 분)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는데

수감 생활의 외로움과 고통을 달래줄 대화 상대가 절실하니

직접 면회를 와주거나 편지라도 써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이다

 

한 번도 교도소를 방문한 적 없던 헬렌 수녀는 교구 신부와

의논한 후 그를 만나기로 결심을 굳히고 교도소로 찾아간다

 

매튜는 데이트하는 소녀를 강간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는데 대단히 비열하고 뻔뻔스러운 인간이다

 

매튜는 헬렌 수녀에게 살인을 저지른 주범은 사형을 면하고,

살인하지 않은 자신은 돈이 없어 변호사를 대지 못한 탓에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도와달라 애원한다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상황 앞에서 갈등하던 헬렌 수녀는

무보수로 봉사하는 바버 변호사(로버트 프로스키 분)와 함께

항소를 하고, 주지사에게 사형제도의 불합리성을 호소하면서

사형 집행만은 면하게 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피해자 가족들의 항의를 받는 곤경까지 감수한 헬렌 수녀도

히틀러 숭배자인 파시스트이자 심한 인종 차별주의자이기도

한 매튜가 거친 욕설로 기자회견하는 모습에 갈등을 겪는다

 

그의 유죄를 믿지만 사형만은 면하게 하려는 바버 변호사와

헬렌 수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사형 집행일이 다가온다

 

매튜는 헬렌 수녀에게 사형장까지 함께 하는 영적인 안내자

역을 부탁하고, 주위의 만류에도 매튜의 마지막 청을 수락한

수녀는 사형 집행일까지 6일 동안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사형 집행일이 다가오자 매튜는 헬렌 수녀에게 범행 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하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는데...

 

 

흉악한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 역을 소름 끼치게 연기한 숀 펜은

이 영화로 1996년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에

칸에서는 <더 홀>(1997), 베니스에서는 <헐리벌리>(1998)

<21그램>(2003)으로 두 차례, 아카데미에서도 <미스틱 리버>

(2003)<밀크>(2008)로 두 차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주요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쓰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던 사형수는 수녀와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지만

그의 회개 여부와 관계없이 법이 정한대로 절차가 진행되고,

사형수에게 정맥 주사로 독극물이 투입되고 죽어가는 광경을

사형 집행인들과 피해자 가족 등 입회인들이 지켜보게 됩니다

 

인간의 생명을 법의 명령으로 박탈하는 사형제도는 고대부터

현대국가에 이르기까지 응보의 논리에 따라 시행되어 왔지만

인간의 생명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위해를 가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정당성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평소 강한 정치적 발언으로 할리우드의 소문난 반골로 통하는

로빈스 감독은 사형제도를 야만적이라고 직접 공격한다거나

사형수를 법제도에 희생당하는 순교자처럼 그리지는 않지만

범죄로 인한 피해자 가족의 엄청난 고통에 중점을 두면서도

범죄 현장과 가해자 가족의 고통까지 균형 있게 묘사합니다

 

특히 실제 시간과 거의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는 사형 집행

장면에서 죽음의 정맥주사를 맞는 사형수의 단말마와 함께

그가 저지른 끔찍한 범죄 현장을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지만

사형제도에 대한 감독의 메시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이 법으로 다른 인간의 생명을 심판할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런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할 수 있을까요?

 

 

* 사형 집행하는 마지막 장면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UQmQ7d-wXQE

 

 

* 팀 로빈스 감독이 연출한 다른 작품들

 

 

밥 로버츠 (1992)

크레이들 윌 락 (1999) 칸 황금종려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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