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Piano
제작년도 1993년
제작국가 호주/뉴질랜드
상영시간 121분
감독 Jane Campion
출연 Holly Hunter, Harvey Keitel, Sam Neill, Anna Paquin
19세기말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개척지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20대의 미혼모와 그녀의 딸이 엮어가는 삶을 그린 작품으로
스스로 세상과 단절하고 지내던 여인과 원주민 남자의 사랑,
원주민과 유럽 이민자들의 관계가 폭넓게 그려진 수작입니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호주에서 영화를 만들어온 제인 캠피온은
주로 사회에서 무시당하는 여성의 자아정체성 문제를 다루며
아름다운 화면과 섬세한 연출로 수준작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녀는 세 번째 장편인 이 작품을 통해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자아를 잃은 채 말을 못하고 살던 여인이 남편의 친구인 이웃
남자를 통해 육체적 욕망에 눈떠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창백하고 작은 얼굴, 자그마한 키 등 헐리우드 스타답지 않게
왜소한 외모를 지닌 홀리 헌터는 언어장애인 주인공 역을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로 여러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습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제인 캠피온과 주연을 맡은 홀리 헌터는
뛰어난 페미니즘 영화로 평가되는 이 작품을 함께 완성하였고,
이 영화로 각기 감독과 배우의 자리를 확실하게 잡게 됩니다
이 영화는 여성의 자아정체성에 관한 수준높은 통찰력과 함께
척박한 뉴질랜드를 아름답게 담아낸 영상미로 찬사를 받았고,
특히 적나라하다 싶으면서도 거부감 없이 처리된 정사 장면과
충격적 화면에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이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199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을 시작으로
1994년 세자르영화제 외국영화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아카데미 여우주,조연상과 각본상 등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19세기말 영국에 살던 20대 미혼모인 에이다(홀리 헌터 분)는
아버지의 강요로 아홉 살인 딸 플로라(안나 파킨 분)와 함께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미개척지인
뉴질랜드의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어느 낯선 바닷가에 내린다
여섯 살 때부터 말을 하지 못 한 에이다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피아노와 그녀의 어린 딸 플로라 두 가지뿐이다
원주민 일꾼들을 데리고 모녀를 마중 나온 남편감 스튜어트
(샘 닐 분)는 영국에서 애지중지하며 갖고 온 피아노를 옮겨
달라는 에이다의 간곡한 부탁을 무시하고 바닷가에 버려둔다
생명만큼이나 소중히 여기는 피아노를 어쩔 수 없이 바닷가에
두고 오게 된 에이다는 난폭하게 드레스를 찢어버리는가 하면
천둥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심각한 불안 증세를 보인다
얼굴에 문신을 하고 글도 읽을 줄 모르는 남편의 친구 베인스
(하비 케이틀 분)는 피아노를 버려둔 바닷가로 데려다 달라는
에이다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그녀의 끈질긴 부탁에 못 이겨서
결국 바닷가로 데리고 가자 그녀는 마음껏 피아노를 연주한다
돌아온 베인스는 자기 땅을 스튜어트에게 주고 피아노를 사고,
이에 에이다는 자기 피아노를 함부로 팔아버렸다고 화내지만
남편은 오히려 베인스에게 피아노 강습을 해주도록 강요한다
어쩔 수 없이 베인스 집으로 피아노 강습을 하러 간 그녀에게
베인스는 피아노 치는 동안 자신이 원하는대로 어떤 행동이든
할 수 있도록 허락하면 피아노를 다시 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런 제안은 이들을 점점 더 복잡한 욕망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고 결국 에이다와 베인스는 비밀스럽고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이들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알게 된 스튜어트는
질투와 분노에 휩싸여 그녀의 손가락 하나를 잘라버리고 만다
그러나 마침내 그녀를 체념한 스튜어트는 그녀가 베인스와 함께
떠나가는 것을 허락하게 되는데...
영화는 말 못하는 주인공 에이다의 이런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당신이 듣는 이 목소리는 내 말소리가 아니다
내 마음의 소리다“
여섯 살 때부터 말을 하지 않았다는 여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내가 침묵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내겐 피아노가 있기 때문이다“
에이다의 부탁에 못 이겨 피아노가 있는 해변으로 데리고 간
이웃 남자는 피아노 연주에 매료되었는지 이렇게 제안합니다
“피아노를 당신에게 주겠다
그 대신 당신은 이 건반의 수만큼 나에게 와서 연주를 하고
그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짓을 할 수 있게 허락하는 것이다“
그녀의 비밀스럽고 위험한 사랑은 바로 이렇게 시작됩니다
무던하고 착실하기는 하지만 소유욕을 사랑이라 여기는 남편,
아무리 두드려도 소리를 내지 않는 고장 난 피아노 같은 그는
그녀가 간절하게 원하는 피아노를 빼앗고 도끼로 찍어버리더니
마침내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녀의 손가락마저 잘라버립니다
글조차 읽을 줄 모르지만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만족하는 남자,
작은 두드림에도 크게 반응하는 잘 조율된 피아노 같은 그는
그녀가 원하는 피아노를 위해 땅을, 그녀를 위해 피아노를,
그리고 그녀의 행복을 위해 그녀마저도 포기하려고 합니다
새 남자와 함께 떠나는 배 위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느 것이 나의 진짜 의지인지,
어느 게 옳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이 관객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는데
관객들 마음 속에는 과연 어떤 대답이 준비되어 있을까요?
‘당신은 사랑을 위해 가장 소중한 것마저 포기할 수 있나요?’
바닷가 피아노 연주 장면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rfpHj1lC5Yk
제인 캠피온 감독의 다른 작품들
스위티 (1989) 칸 황금종려상 후보
내 책상 위의 천사 (1990) 베니스 심사위원대상
여인의 초상 (1996)
홀리 스모크 (1999) 베니스 황금사자상 후보
브라이트 스타 (2009) 칸 황금종려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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