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어둠 속의 댄서 (82)

해군52 2007. 12. 31. 00:52

 

원제 Dancer In The Dark

제작년도 2000

제작국가 덴마크/스웨덴

상영시간 139

감독 Lars Von Trier

출연 Bjork, Catherine Deneuve, David Morse

 

체코에서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서 노동자로 일하면서도

뮤지칼 가수를 꿈꾸는 한 가난한 여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비극적인 멜로와 뮤지컬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영화입니다

 

상업 영화를 지양하고 순수 영화로 돌아가자는 도그마 선언의

선봉장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아 뮤지컬과

다큐멘터리라는 서로 다른 두 형식을 한 작품 안에 담았는데

이는 뮤지컬에 대한 경외에서 나온 발상이라 설명하였습니다

 

아이슬랜드 국민가수 비욕이 주연으로 춤과 음악을 보여주고

고전 뮤지컬인 <쉘부르의 우산>(1964)의 카트린느 드뇌브가

귀족 이미지를 벗고 비욕과 함께 공장 노동자로 출연합니다

 

이 영화는 북유럽 영화로는 드물게 1,500만 달러의 제작비와

무려 백 대의 디지탈 카메라가 동원되는 등의 화제를 뿌렸고,

트리에 감독과 주연인 비욕이 주고받은 욕설과 비난이 언론을

통해 퍼지기도 했고, 비욕이 옷을 찢었다거나 비디오 모니터를

박살냈다고 소문이 나는 등 제작 단계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이 영화가 칸에서 처음 소개되었을 때 관객의 반응은 물론이고

평론가들의 평도 뻔뻔하고 억지스러운 멜로라는 혹평에서부터

놀랍고 훌륭한 뮤지컬 멜로라는 극찬까지 완전히 양분되었고,

아메리칸 드림과 미국의 사법제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 때문인지

타임지가 선정한 2000년 최악의 영화에 뽑히기도 하였습니다

 

2000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01년 아카데미에서는 음악상 후보에만 올랐습니다

 

 

미국 워싱턴주 시골의 한 작은 마을,

 

체코 출신 이민자인 셀마(비욕 분)는 시력을 점점 잃어가지만

자신을 닮아서 역시 눈이 멀어가는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해서

아들이 13살이 되기 전에 눈을 고쳐주겠다는 소망 하나만으로

공장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힘든 노동을 하면서 살고 있다

 

아들의 눈을 고쳐주겠다는 소망 이외에 그녀의 유일한 기쁨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춤과 노래의 상상 속에 빠지는 것이다

뮤지컬에 쏟는 열정과 애정 그리고 뮤지컬 속 행복한 상상은

언제나 고통스런 현실로부터 그녀를 지켜주는 버팀목이 된다

 

한편 셀마가 살고 있는 집 주인이자 이웃에 살고 있는 경찰관

(데이빗 모스 분)은 아내 린다(카라 세이모어 분)의 과도한

사치로 상속받은 재산이 바닥났는데도 아내가 그 사실을 알면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서 아내에게 그 사실을 밝히지 못 한다

 

어느 날 빌이 셀마에게 자신이 처한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자

셀마는 빌에게 가족의 유전병까지 들추며 아들의 13번째 생일

전에 눈 수술을 해주기 위해 돈을 모은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이런 비밀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굳게 다짐한다

 

하지만 눈이 점점 나빠진 셀마는 직장에서 해고당하게 되고,

빚에 허덕이던 빌은 셀마가 모아놓은 돈을 훔치고는 아내에게

셀마가 자신을 유혹했다는 거짓말로 셀마를 쫓아내려고 한다

 

셀마는 목숨보다 소중하게 모았던 돈을 되찾기 위해서 빌에게

제발 돈을 돌려달라고 애원하다가 빌에게 총구를 겨누게 되고,

밀고 당기는 몸싸움을 하던 중 총기가 오발되어 빌이 죽는다

 

잃어버렸던 돈을 찾아들고 현장을 빠져나온 셀마는 의사에게

아들의 수술을 부탁하지만 살인혐의로 체포되어 법정에 선다

 

셀마는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도 않고,

국선변호인도 역할을 하지 못하자 딱한 사정을 잘 아는 공장

동료 캐티(카트린느 드뇌브 분)가 의사에 맡겨놓은 수술비를

되찾아 변호사를 선임하려 하지만 셀마는 이를 거부하고...

 

 

공장에서는 기계들의 소음이,

기차에서는 덜컹거리는 소리가,

살인현장에서는 빌이 켜놓은 턴테이블이,

법정에서는 현장을 그리는 삽화가들의 연필 소리가,

독방에서는 환풍구에서 들려오는 성가가,

형장으로 가는 계단에서는 발자국 소리가...

 

이 영화에는 여섯 번의 짧은 뮤지컬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별것 아닌 소리가 음악을 이끌어

내고, 이런 소리와 이어지는 음악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셀마의 노래가 끝나고 나면 뮤지컬 특유의 환상이 사라져버리고

다시 낯설고 가혹하기만 한 현실에 내던져지는 일이 반복되는데

혼자만의 움직임으로 가득찬 황홀한 뮤지컬의 세상과 대비되어

그녀가 내던져진 이국땅에서의 현실은 더욱 외롭고 초라합니다

 

불행한 여주인공 역을 연기한 비욕은 11살 때부터 낸 음반이

700만장 넘게 팔려서 널리 알려진 아이슬랜드 출신 음악가로

이기심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표정으로

자신이 만든 곡들을 직접 노래하면서 춤추고 연기까지 하는데

그녀가 노래를 부르며 환상에 빠진듯한 표정은 실제생활에서

어두운 모습과 대비를 이루어 묘한 신비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뮤비를 통해서 비욕을 발견한 트리에 감독은 그녀의 천진한

외모와 독특한 음색을 살려서 이 영화를 완성했지만 비욕과

함께 일한 건 멋진 경험이었지만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

말했고, 비욕도 역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자리에서

더 이상은 연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니 이 영화를

만들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심상치 않았음을 짐작케 합니다

 

이 영화가 과연 놀라운 수작인지 아니면 형편없는 졸작인지,

여주인공 셀마의 선택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었는지를 떠나서

트리에 감독이 기존 헐리우드 영화 형식을 파괴하고 디지털

카메라를 백 대나 동원해서 잡아냈다는 역동적이고 독특한

뮤지컬 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EZerN_U4WWk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다른 작품들

 

 

범죄의 요소 (1984) 칸 기술대상

유로파 (1991) 칸 심사위원상

킹덤 (1994)

브레이킹 더 웨이브 (1996) 칸 심사위원 대상

백치들 (1998) 칸 황금종려상 후보

 

도그빌 (2003)

만덜레이 (2005) 칸 황금종려상 후보

안티크라이스트 (2009) 칸 황금종려상 후보

멜랑콜리아 (2011) 칸 황금종려상 후보

님포매니악 볼륨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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