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In The Name Of The Father
제작년도 1993년
제작국가 아일랜드/영국
상영시간 133분
감독 Jim Sheridan
출연 Daniel Day-Lewis, Pete Postlethwaite, Emma Thompson
무고한 아일랜드 청년이 폭탄테러범의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15년간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제리 콘론 사건의 주역
제리 콘론의 자전적 저술인 <밝혀진 무죄>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역사의 아픔과 권력의 잔혹함을 일깨워주는 정치 드라마이자
아버지의 사랑으로 성숙해가는 아들의 성장영화이기도 합니다
아일랜드 출신의 헐리우드인 스타 가브리엘 번이 제작을 맡고,
역시 아일랜드 출신으로 <나의 왼발>로 연극 연출가에서 영화
감독으로 변신한 짐 쉐리단이 연출을 담당하고, <나의 왼발>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다니엘 데이루이스를 비롯해서
피트 포슬스웨이트, 엠마 톰슨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쉐리단 감독은 암울한 정치 상황, 위협적인 수사, 경찰의 위증,
교도소의 긴장, 항소 법정의 반전 등 다양한 소재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짜임새 있는 연출력으로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주연을 맡은 데이루이스는 촬영 당시 사실적인 연기를 위해서
며칠씩 잠을 안 자고 금식을 하면서 독방에서 생활을 하는 등
극중 인물에 몰입한 명연기로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영국 왕립 셰익스피어극단 출신의 피트 포슬스웨이트는 근검과
규율이 몸에 밴 아버지의 역을 맡아 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영국 명배우들의 열연과 빈틈없는 연출 그리고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 록스타들이 참여한 사운드트랙까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유럽에서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했습니다
1994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였지만 같은 해
아카데미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을 뿐 상을 받지 못 했습니다
영국군이 주둔하고 있지만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무장투쟁을 선언한 아일랜드공화군(IRA)의 폭탄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의 1970년 아일랜드 벨파스트 거리
이 거리에서 빈둥대며 도둑질과 마약으로 살아가는 청년 제리
(다니엘 데이루이스 분)는 어느 날 도둑질을 하다가 영국군을
저격하는 것으로 오해받고 이로 인해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게
되자 본의 아니게 영국군과 공화군 모두로부터 기피인물이 된다
철없는 아들의 안전을 걱정한 아버지(피트 포슬스웨이트 분)는
제리를 영국으로 보내지만 숙모 집으로 가라는 아버지의 뜻을
무시한 제리는 친구인 폴(존 린치 분)과 히피들과 어울리다가
그곳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쫓겨나 공원 노숙자 신세가 된다
바로 그날 런던 길포드의 식당 두 곳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민간인 5명이 사망하는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제리는 길에서
주은 열쇠로 매춘부 집에 들어가 돈을 훔쳐 고향집으로 간다
그 후 히피 집단에 남아있던 친구가 경찰에 잡혀가고, 이어서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잡혀간 제리가 경찰의 협박과 폭력을
견디지 못 해 조작된 진술서에 서명하자 제리와 히피 친구들
4명은 길포드 식당 테러범이라는 누명을 피할 길이 없게 된다
그리고 공범 수사를 통해 제리의 아버지와 숙모, 14세 소년을
포함한 가족들 7명까지 폭발물 제조와 범인 은닉 등의 혐의를
받아 테러집단으로 몰리게 되고, 결국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검사 측 농간으로 제리 부자는 종신형을,
다른 사람들도 중형을 선고받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심지어는 감옥에 잡혀들어온 IRA 요원이 자신이 길포드 식당
테러의 진범임을 자백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입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제리 부자와 가족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들에게 평화적 투쟁을 설득시키면서 아들의
죄를 벗기기 위해 노력하던 아버지가 끝내 감옥에서 병사하자
제리는 냉소하던 피어스 변호사(엠마 톰슨 분)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의 이름’으로 거대한 권력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한다
영화는 외관상으로는 북아일랜드의 혼란, 북아일랜드와 영국
간의 민족 감정과 IRA의 폭력 투쟁을 배경으로 하여, 힘없는
북아일랜드인들이 영국 경찰조직에 의해 유린당하는 과정에서
사법부를 포함한 관료들의 부패와 부조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출신 쉐리단 감독은 정치적 입장 표명은 유보한 채
북아일랜드와 영국 사이에서 힘겹게 중립적 입장을 지키면서
이데올로기보다는 휴머니즘을, 투쟁보다는 사랑을 강조하지만
휴머니즘과 사랑으로도 민족과 종교로 인한 뿌리 깊은 반목과
증오를 온전히 치유할 수 없다는 현실의 한계도 이야기합니다
아버지는 사랑과 용서로써 폭력의 순환 고리를 끊으려 하지만
철부지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초라하고 비겁하다 경멸합니다
아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던 아버지가 진폐증의 악화로
감옥 안에서 숨을 거두자 사망 소식을 들은 죄수들은 종이에
불을 붙여 창틈으로 날려보내고 불꽃이 높이 쌓아올린 교도소
돌담을 배경으로 점점이 떨어지며 처연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버지 죽음이 임박해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위대함을 깨닫고
새롭게 태어난 아들은 긴 법정투쟁 끝에 마침내 15년에 걸친
억울한 감옥살이에 종지부를 찍고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누명을 벗지 못한 채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명예와 정의의
회복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격앙된 목소리로 선언합니다
자신의 가슴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런 제리의 모습을 뒤로 하면서 올라오는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불법적인 공권력을 응징하기가 결코 쉽지 않음을 설명해 줍니다
‘길포드 사건으로 인해 IRA단원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다
관여했던 형사들은 면책되었고, 경관들에 대한 기소는 없었다‘
‘단지 때를 잘못 만난 아일랜드인이라는 이유로
의뢰인의 15년도 함께 희생되어야만 했다‘
제리를 변호하던 피어스 변호사가 재심 법정에서 진술한 말인데
주인공의 억울한 사연과 그 이유를 간결하게 잘 표현하였습니다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04ZYTB2ZXVc
짐 쉐리단 감독의 다른 작품들
나의 왼발 (1989) 아카데미 감독상,각색상 후보
더 복서 (1997) 베를린 금곰상 후보
미국에서 (2002)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
브라더스 (2009)
로즈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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