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American Beauty
제작년도 1999년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22분
감독 Sam Mendes
출연 Kevin Spacey, Annette Bening, Thora Birch,
Wes Bentley, Mena Suvari, Chris Cooper
중년의 방황과 고민, 동성애, 청소년 문제 등으로 병든 미국
사회와 가정의 문제들을 예리한 눈으로 파헤친 블랙코미디로
물리적 공간을 공유할 뿐 정서적 유대감을 잃은 도시 중산층
가족구성원의 이질적인 모습을 도발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 제목 ‘American Beauty’는 '가장 고급스런 장미의 이름',
'금발에 파란 눈, 전형적 미국 미인', '일상에서 느끼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의미하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표현되어 있습니다
TV 작가로 활약하다 각본을 쓴 알란 볼이나 연극연출가 출신
샘 멘데스 감독 두 사람 모두 이 작품으로 영화에 데뷔했는데
함께 아카데미상을 받을 만큼 수준높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케임브리지 출신으로 ‘미다스 멘데스’로 불린 영국 연극계의
스타 감독이었던 34세의 샘 멘데스는 <캬바레>로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추천으로
연출하게 된 이 영화와 다음 영화인 <로드 투 퍼디션>(2002)
단 두 편만으로 헐리우드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됩니다
케빈 스페이시는 딸의 친구에게 반해 삶의 열정을 찾아가는
중년 가장 역을 맡아 아카데미에서 첫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아네트 베닝은 욕망에 달뜬 속물적인 아내 역을 맡아 종전의
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와 상반된 연기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토론토 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된 후 캐나다와 미국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전혀 수정
하지 않은 최초의 작품‘이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000년 아카데미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 포함 5개 부문,
골든글로브에서 작품, 감독 포함 3개 부문 상을 받았습니다
잘 정돈된 정원과 집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평온한 교외에
평범한 회사원 레스터(케빈 스페이시 분) 가족이 살고 있다
좌절감이 가득 찬 잡지사 직원으로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는
레스터에게 아침 샤워 중 자위행위만이 가장 짜릿한 자극일
뿐 그밖에는 걸어다니는 시체처럼 무기력하고 더 이상 잃을
것 없는 그저 그런 존재로 직장에서는 해고당하기 직전이다
수완좋은 부동산 중개사인 아내 캐롤린(아네트 베닝 분)과의
결혼생활은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외관일 뿐이고, 딸 제인
(토라 버치 분)은 전형적인 10대 반항 소녀로 아버지를 향해
내뱉는 분노를 넘어 아예 사라져주기 바랄 정도로 미워한다
어느 날 아내의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제인의 치어리더
공연을 보러 제인의 학교를 찾은 레스터는 제인의 되바라진
친구 안젤라(미나 수바리 분)를 보며 성적 환상을 발견한다
안젤라를 만난 후 오래 잊고 지내던 삶의 열정이 되살아나며
사춘기 감성으로 돌아간 그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장밋빛 환상만을 꿈꾸면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삶은 거부한다
지긋지긋한 회사를 그만두고, 70년대 유행 스포츠카를 사고,
젊어서 피우던 대마초를 다시 피우고,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면 할수록
아내와 딸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어 돌이키기 어렵게 된다
한편 이웃집에 새로 이사 온 해병대 출신 핏츠 대령(크리스
쿠퍼 분)은 규율과 형식에 집착하며 권위와 명령을 강조하고,
늘 말이 없는 고교생 아들 리키(웨스 벤틀리 분)는 무엇이든
비디오로 촬영하는 것이 취미이며 대마초를 팔아 돈을 번다
제인은 사물을 진지하게 보며 신념이 강해 보이는 리키에게
마음이 끌리고, 제인의 친구 안젤라는 레스터에게 접근한다
한편 아내 캐롤린은 성공한 부동산 대리인과 바람을 피우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사격장에서 신나게 총을 쏘기도 한다
아주 잘 정돈된 집안 모습과 세련된 실내장식에도 불구하고
촛불이 네 개나 켜진 저녁식탁에 함께한 중년부부와 십대인
딸의 대화는 겉돌기만 하고 집안 분위기는 아주 냉랭합니다
미국 중산층인 이 가족 구성원은 하나같이 일탈한 모습이고,
상식적이지 않은 사랑에 매달리고, 세대간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져 있어서 곧 붕괴될 것 같아 보입니다
이 가정의 가장 역을 어쩔 수 없이 하던 42살 중년 남자는
딸의 친구를 처음 본 순간 그녀 가슴에서 붉은 장미 꽃잎이
피어나는 환상에 빠지고, 수많은 꽃잎 속에 나체로 누워있는
그녀를 보며 참을 수 없는 성적 환상에 빠져서 괴로워하지만
이런 부도덕한 욕망을 통해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게 됩니다
멘데스 감독은 미국인이 아니면서도 미국사회에 대한 관찰자
입장에서 미국적 가치를 다룬 이 영화와 다음 작품인 <로드
투 퍼디션>(2002)에서 붕괴되는 미국 가정의 모습을 통해서
가족의 가치를 역설했지만 그가 다섯 살 때 부모가 이혼했고
여인들과 열애를 즐기지만 ‘가족’을 믿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고단했던 삶을 마감하는 중년 남자에게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행복했던 순간들은 대단한 것들이 아니라 작은 일상들입니다
보이스카웃 시절 잔디에 누워서 바라보는 별똥별,
집 앞 도로에 떨어져 구르는 노란 빛깔의 단풍잎,
메마른 종이결 같이 거칠어진 할머니 손과 살결,
처음 구경했던 사촌 토니의 신형 화이어버드,
놀이기구를 타면서 활짝 웃는 아내 캐롤린,
재롱부리는 귀여운 어린 딸 제인...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면
희열이 몸 안에 빗물처럼 흘러 오직 감사의 마음만 생긴다
소박하게 살아온 내 인생의 모든 순간들에 대하여...'
그의 평온하고 행복한 마지막 표정이 연민을 느끼게 합니다
영화의 주제곡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al21Vtlsg4A
샘 멘데스 감독의 다른 작품들
로드 투 퍼디션 (2002) 베니스 황금사자상 후보
자헤드-그들만의 전쟁 (2005)
레볼루셔너리 로드 (2008)
007스카이폴 (2012)
1917 (2019) 아카데미 작품,감독,각본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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