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토요일 늦은 밤 남도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으며
박목월 선생의 시 ‘나그네’를 생각해 봅니다
내가 살던 곳도 아니고 자주 가보는 곳도 아니지만
남도를 생각하면 왠지 마음이 여유롭고 푸근해집니다
전남 고흥군에 있는 팔영산의 본래 이름은 팔전산(八顚山)이었는데
중국 위왕이 세숫물에 비친 여덟 봉우리를 보고
이 산을 찾으라는 어명을 내려 신하들이 조선의 고흥에서 발견,
왕이 몸소 찾아와 제를 올렸다고 하여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성주봉(聖主峯)을 중심으로 8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세가 그리 크지는 않으나 험하고 기암 괴석이 많으며
능선에 오르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이 일품입니다
밤길을 달려온 버스가 팔영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자
김밥 한줄과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산으로 오릅니다 (06:33)
팔영산 동동주 양조장을 지나고
능가사를 지나고
팔영교를 지났는데도
팔영산은 아직까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산 위에 떠 있는 달이 길을 밝혀 줍니다
잠시 보드라운 길을 지나자 곧 가파른 너덜길입니다
산 아래로 남해바다가 보이기 시작하자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07:49)
여기서부터 1~8봉의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시작되자
어쩔 수 없이 기고, 매달리고, 엎어지고, 밀고, 끌어당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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