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 광란의 밤(?)을 보내다가
거의 실신상태로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납니다
아침을 무념무상의 상태로 잘 먹고나서 세 아동(?)들과 함께
밴을 타고 킹스캐년으로 즐거운 소풍길에 나섭니다
룰루랄라~~~
다른 사람의 차라서 그런지 운전하는 게 좀 불편해 보입니다
운전하고 싶지만 무면허인지라 그냥 뒷자리에 앉아서 잔소리만...
“거 운전좀 빨리 천천히 잘 하라구”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동안 낯익은 이름의 컨테이너가 보입니다
나이 지긋한 커플이 이런 캠핑카를 끌고 어디론가 가는데
어디를 가든 빈 곳에 세우기만 하면 바로 거기가 집입니다
이럴 때 넓은 나라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곧 시내를 벗어나 시원하게 뻗은 프리웨이를 달려가던 차가
어디선가 한동안 가던 길을 다시 돌아오기도 합니다
캘리포니아 농장지대에는 오렌지, 포도, 레몬, 사과 등등
여러종류의 과일 나무들이 이렇게 길게 줄을 맞춰 서 있고
과수원에서 작업은 멕시코인들이 주로 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면서 바닥에 모아져 있는 과일을 보니 이렇게 생겼습니다
“호두 비슷하게 생겼네”
“아니, 이게 호두네”
“호두도 과일처럼 이런 껍질 속에 들었구나”
“에구, 서울 촌놈^^”
한참을 달려가고 있는데 웬 차가 쫓아오면서 부릅니다
차를 세우고 보니 카우보이 복장에 흰머리 할아버지입니다
“느네들 아까 가게에서 보니까 킹스 캐년 가는 거 같던데 말이지,
아무래도 걱정이 되서 내가 따라 왔거든...
저 오른쪽 길로 십리쯤 가다가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한 오십리 간 다음에 큰 나무가 있는 사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쭉 간 다음에~~~~~~~~~~“
그 멋진 할아버지는 자상하게 설명해 주고 오던 길로 돌아갑니다
(한동안 그 할아버지 칭찬이 이어지다)
옛날 강원도 길처럼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돌고도는 길을 따라
차멀미를 하면서 다섯시간여만에 드디어 대공원 안에 도착합니다
저 멋진 집은 화장실이고 그 옆에 잘린 나무 밑둥이 보입니다
지도를 보니 여기가 ‘큰 그루터기’라는 곳입니다
거기에서도 한참동안 숲속길을 가니 드디어 ‘길 끝’ 표지판이 보입니다
그 이상 들어가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된다고 합니다
대공원 안에서 가끔씩 이렇게 불타고 있는 장면을 보았는데
자연적으로 불이 난 건지 아니면 관리목적상 불을 낸 건지???
곰이 많은지 곰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캠핑 중에 모든 음식물은 이 철제 캐비넷에 보관해야 합니다
오른쪽 문 위쪽에 있는 손잡이 안으로 손을 쏘옥 집어넣고
잡아당겨야 문을 열 수 있으니 곰에게는 난공불락이겠지요
음식물을 버리는 쓰레기통도 곰이 열지 못하게 고리를 걸어 놓았고
주위에서 놀지 말라는 경고문도 붙여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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