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éraphine/2008년/프랑스,벨기에/125분
감독 Martin Provost
출연 Yolande Moreau, Ulrich Tukur, Anne Bennent,
Genevieve Mnich, Nico Rogner, Serge Lariviere
하녀로 일하다가 화가가 된 특이한 이력을 가진 프랑스의
천재 화가 세라핀 루이의 예술과 삶을 그린 전기영화로
TV 연기자 출신 마르탱 프로보스트 감독의 연출작이다
프로보스트 감독은 친구의 권유로 생전 처음 듣는 화가의
인생을 추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상리스의 세라핀’이라는
책을 통해 세라핀을 발견하였고 30여년에 걸친 드라마틱한
그녀의 삶과 작품세계에 매료되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미스트리스><사랑해, 파리><아멜리에>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던 벨기에 출신 여배우 욜랑드 모로는 이 영화에서
강한 인상과 독특한 몸짓으로 비운의 화가를 되살려내어
세자르를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세라핀은 이 영화 이전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지만
이 영화 상영 이후 회고전이 열리고 책이 출판되는 등
그녀의 삶과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적은 예산으로 제작된 이 작품이 파리에서 개봉된 이후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 언론사들이 감독의 뛰어난
미학적 감각과 연출력 및 배우들의 연기를 극찬하였고
영화 전문 사이트에서도 네티즌들의 호평이 잇따랐으며
프로보스트 감독은 일약 스타감독으로 발돋움하였다
2009년 세자르 최우수작품상을 포함 7개부문 수상작
파리 북동쪽 작은 마을에서 남의 집 하녀로 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세라핀 루이(욜랑드 모로 분)는
땔감이나 집세 낼 돈마저도 털어 그림 재료를 사들이고
들꽃이나 풀, 심지어는 교회의 촛농까지도 훔쳐다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색을 만들고 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녀는 하나님의 계시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비웃으며 조롱할 뿐이다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이 마을을 찾아온 저명한 독일인
미술평론가이자 화상인 빌헬름 우데(울리히 투쿠르 분)는
집 주인이 베푼 만찬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구석에 처박힌
그림을 보고 하녀인 세라핀이 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라핀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본 빌헬름은 그녀에게
계속 그림을 그려서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독일인인 빌헬름은 급히
프랑스를 떠나고 세라핀은 텅빈 마을에서 그림을 그린다
전쟁이 끝난후 빌헬름과 극적으로 다시 만난 세라핀은
그의 후원을 받아 하녀 일은 그만두고 그림에 전념한다
너무 오랜시간 가난으로 고통을 받아서인지 세라핀은
빌헬름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흥청망청 돈을 써대다가
그림마저 팔리지 않자 결국 미쳐버리고 마는데...
“슬플 때는 시골길을 걸어요
그리고 나무를 만지고 벌레와 얘기를 나누지요“
영화는 하녀로서의 삶을 살던 세라핀과 그녀를 발굴한
빌헬름의 만남으로부터 세계대전으로 두 사람이 헤어지고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한 채 정신병원에 감금되기까지의
긴 과정을 과장된 장식이나 수사없이 담담하게 묘사한다
말없이 자연을 응시하고 그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던
주인공처럼 카메라는 자연 속의 그녀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그녀를 롱 테이크로
잡아내는 영화의 시선이 자칫 심심해 보일 수도 있지만
별다른 플롯이 없어도 그녀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에 몰두하는 그녀의 모습에 묘한 흥분을 느끼게 된다
고된 노동에 찌든 중년 여인의 외형에 어린 아이와 같은
천진한 내면을 가진 모습과 그림에 집착하는 광기 어린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모로의 연기는 매혹적이다
독특한 인생을 살아간 두 사람, 세라핀과 빌헬름의 인생,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야성적인 느낌의 그림들...
난해한 프랑스 영화나 현란한 헐리우드 영화와는 달리
예술적이면서도 영화로서의 재미도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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