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Havre/2011/핀란드,프랑스,독일/93분
감독 Aki Kaurismaki
출연 Andre Wilms, Kati Outinen, Jean-Pierre Darroussin,
Blondin Miguel, Elina Salo, Quoc Dung Nguyen
프랑스 노르망디의 조용한 항구도시인 르 아브르를 배경으로
중년의 보헤미안 출신 구두닦이와 아프리카 출신 난민 소년,
마을의 경찰 간부와 친절한 마을 사람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따스한 연민과 간결한 서스펜스가 있는 기적 같은 이야기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과거가 없는 남자> 등의
작품으로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익숙한 핀란드 출신 거장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가장 대중적인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포스터에 대결 자세로 나오는 두 프랑스 배우, 앙드레 윌름과
장-피에르 다루생 이외에 카티 오우티넨과 엘리나 살로 같은
핀란드 출신 낯선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2011년 칸영화제에서 관객들의 가슴을 졸이고 눈물과 웃음을
함께 선사했다는 이 작품은 정작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토론토, 시카고, 뮌헨을 거쳐 부산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
되었을 때 3회 상영 모두 매진, 그 반응 또한 열광적이었다
2011년 시카고국제영화제 작품상
2011년 전미비평가협회상 외국어작품상 후보
2011년 유럽영화상 4개부문 후보
2012년 세자르영화제 3개부문 후보
프랑스 서북부의 항구도시 르 아브르,
젊은 시절 자유로운 보헤미안이었지만 나이가 든 마르셀 막스
(앙드레 윌름 분)는 베트남 난민 출신 창(꾸옥 둥 응우옌 분)과
함께 역 부근에서 구두닦이를 하지만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집으로 가는 길, 동네 빵집에 들러 태연하게 바게트 하나를
집어 들고 나오자 빵집 주인이 외상을 갚으라고 소리치지만
마르셀은 천연덕스럽게 ‘내가 그만큼 단골’이라고 대답한다
집에서 저녁을 준비하던 아내 아를레티(카티 오우티넨 분)는
남편이 바게트와 얼마 안 되는 돈을 식탁에 내려놓는데도
잔소리를 하기는커녕 저녁 준비하는 동안에 가볍게 술 한잔
하고 오라면서 주머니에 지폐를 한 장 찔러주기까지 한다
오랜 친구 같은 단골 술집 주인 클레어(엘리나 살로 분)는
마르셀에게 술을 따라주면서 ‘당신한텐 아까운 아내’라고
부인을 칭찬하자 마르셀은 한술 더떠서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누구한테도 과분한 여자야!”
어느날 영국으로 가던 컨테이너가 이 항구에 잘못 내려지고
그 안에 숨어서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사람들이 발견된다
경찰들이 주변을 지키고 적십자 요원들이 그들을 보살피는데
한 흑인 소년(블론딘 미구엘 분)이 컨테이너 사이로 도망친다
점심을 먹으려고 바닷가에서 한적한 곳을 찾아간 마르셀은
그곳에 숨어있던 흑인 소년과 만나서 몇 마디 대화를 하는데
소년을 추척하던 모네 경감(장-피에르 다루생 분)이 나타난다
그날 밤, 소년에게 샌드위치 봉지를 전해주고 평소보다 늦게
집으로 돌아온 마르셀은 아파하는 아내를 병원에 입원시킨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창고 안에 그 흑인 소년이 잠들어 있다
마르셀에게 신세를 갚고 싶어서 따라왔다는 소년의 이름은
‘이드리사’이고 런던에 있는 엄마를 찾으러 가는 길이라고...
친철한 동네 사람들도 모두들 흑인 소년을 도와주려고 하는데
딱 한 사람, 이웃 남자의 신고로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지지만
모네 경감은 관심이 없는 듯 결정적인 순간에 딴청을 부린다
마르셀은 이드리사를 영국으로 데려다줄 배편을 준비해 놓고
비용을 도와주겠다는 동네 사람들의 제안을 거절하는 대신
동네의 유명 가수 ‘리틀 밥’이 출연하는 자선 콘서트를 연다
배와 비용까지 마련한 마르셀은 경찰 포위망을 뚫고 소년을
배에 태우지만 경찰은 여기까지 추적해 오는데...
데뷔 이후 주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인생을 조명하면서
특유의 담백한 연출과 무뚝뚝한 유머로 큰 사랑을 받아왔던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거칠고 황량한 항구 도시 르 아브르를
배경으로 유럽의 오랜 딜레마인 불법 난민 문제를 다루었다
자기 자신을 ‘마음씨 따뜻한 아저씨’라고 평하는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시리즈로 만들어왔는데
‘프롤레탈리아 삼부작’과 ‘빈민 삼부작’에 이어지는 ‘항구도시
삼부작’을 르 하브르에서 시작, 스페인과 독일로 간다고 한다
비극과 고통이 난무하는 우울한 현실 속에서 감독이 보여주는
소박한 낙관과 따스한 시선이 가득한 세상은 동화처럼 보인다
가난하지만 착한 남편은 병원에 입원한 아내가 중병인지도
모른 채 불쌍한 난민 소년을 돕는 프로젝트에만 몰두한다
천사같은 아내는 자신이 심각한 병에 걸렸음을 알게 되지만
의사에게 남편에게는 사실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친절한 경찰 간부는 소년을 빨리 잡으라는 서장의 압박에도
소년을 잡으려고 하지 않고 이웃들에게 탐문수사만 벌인다
치료방법이 없는 중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주인공의 아내와
엄마를 찾아서 영국으로 밀입국하려고 하는 흑인 소년은
병실에서 처음 만나서 서로 상대방에게 행운을 빌어주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과연 기적같은 행운이 찾아올지...
밀입국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 몇 편만...
깊고 푸른 밤 (1985) 그린 카드 (1990)
빵과 장미 (2000) 인 디스 월드 (2002)
스팽글리쉬 (2004) 비지터 (2007)
누들 (2007) 웰컴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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