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하늘은 왜 이리 높고 파란지요
가을이 깊어가면서 왜 이리 가슴이 시린지요
오늘도 당신을 향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그리운 마음을 이렇게 적어 봅니다
가을 하늘을 보며 한동안 돌아다니다 들어왔어요
허전한 마음을 감추려고 장롱을 정리하다가
언젠가 당신이 내게 사준 스웨터 하나를 찾아냈지요
불현듯 당신 생각이 사무쳐서
스웨터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울었어요
이렇게 시작하는 어느 여인의 편지를
감히 여기에 공개해도 될까요?
지난 9월초였던가
가을이 시작될 때쯤이었지요
운전하고 다니면서 가끔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독자가 보낸 사연 있는 편지 한편을 들었는데
거의 60이 다 된 여자분이
얼마전 앞서 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였지요
그 분은 5년여 연애 끝에 결혼을 했는데
그때 나이가 27세, 남편은 30세였고
남편이 해외근무하는 몇년동안 헤어져 살기도 했고
평범하지만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혼 10년쯤 되던 해에
갑자기 남편이 헤어지자고 하더랍니다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겁니다
청천벽력이었다지요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매달렸답니다
헤어질 수 없다고 말입니다
결국 남편은 다시 마음을 돌렸고
그리고 그 이후로는 자기가 잘못한 만큼
더 잘해 주겠다고 했답니다
그렇게 30년을 함께 살았지만
남편이 불치의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남편이 그렇게 그리울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합니다
남편이 세상 떠난 후에도 자식들이 잘 하고
생활하는 데에는 아무 불편함이 없지만
남편이 없는 빈 자리는 메워지지 않는답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이렇게 부탁을 하더군요
그곳 하늘나라에서 다른 여자 바라보지 말고
곧 따라갈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입니다
그때가 되면 다시 손잡고 행복하게 살자고 말입니다
생전에 다른 여자와 살겠다고 이혼하자던 사람을
그렇게 못잊어 할수가 있을까요?
부부중 어느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은 다른 한쪽은 평생 못잊어 그리워할까요?
아니면 세월 따라 잊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까요?
다음 세상에서도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 부부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럴때 백뮤직이 있다면 이런 노래가 어떨까요?
<있을때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