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있었던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초청공연을 보게 되었다
이건 <백조의 호수> 같은 발레하고는 비슷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자이브, 차차차, 탱고, 월츠 같은
스포츠댄스하고는 물론 다른 춤이고
캬바레에서 추는 지루박하고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내가 평소에 영화는 아주 많이 보고
연극이나 음악공연은 가끔 가 보지만
이런 무용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무용 좋아하는 수준 높은 친구한테 끌려가서
무용공연을 생애 통산 두번째로 보게 되었다
배경음악에 맞추어 무용수들이 현란한 동작을 보여주는데
그들이 몸으로 보여주려는 것들이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한동작 한동작이 아름답다는 정도는 느껴볼 수 있었다
전체 공연은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프로그램은
<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서>
<쉬-붐>
<더 이상 연극은 아니다>
<작은 죽음>
이라는 제목으로
야나첵의 <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서>
크루컷츠의 <쉬 붐>
안톤 베버른의 <현악4중주를 위한 5개의 소품>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가장조>을 배경으로 하지만
내게는 음악부터가 아주 낯설었다
각 프로그램마다 안무, 무대, 의상, 조명이 있고
언제 어디서 초연을 했는지도 다 알려준다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NDT:Nederlands Dans Theater)는
1959년 헤이그에서 창단된 무용단으로
고전 발레와 현대무용을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세계 무용계의 나침반>으로 인정받고 있다
안무가인 지리 킬리안은 체코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이 단체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되어
뛰어난 음악성과 미술에 대한 감각으로
무용을 한층 더 종합적인 예술로 승화시키는 한편
네덜란드 무용단체를 세계정상에 올려 놓았고
현재는 NDT의 예술고문으로 있다
(주요 내용은 모두 팜플렛에서 발췌했음)
한 남자 무용수가 잠시 누드로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 때문에 국내 공연 허가가 어려웠다고 한다
무대 위에서의 누드가 객석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고
별다른 느낌도 없었는데도 그랬었는가 보다
(숙녀분들 느낌은 다르려나?)
영화나 연극까지는 어느 정도 수용이 되는데
이런 무용은 나한테는 거의 접수가 되지 않는다
문화인이 되려면 세상에 할 일도 많고 볼 것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