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만나기 참 어렵습니다
물론 잘 만나는 사람은
택시 합승하다가 만나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싸우다가 만나기도 하고,
거래처와 장사하다가 만나기도 하고,
교통위반 단속하다가 만나기도 하고,
방송에 나온 사연 듣고 만나기도 한다지만
좋은 사람 만나기 참 어려운 일입니다
잠시 옷깃만 스쳐도 전생의 인연이라는데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려면
얼마나 깊고 긴 인연이 있어야 하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사람이 갑자기 미워져서
예쁜 보조개도,
귀여운 덧니도,
환한 웃음도,
맑은 눈동자도,
밝은 목소리도,
여하튼 모든게 싫어져서 헤어지기로 굳게 결심을 해도
헤어지자는 말을 하려고 만났다가 아무말 못하기도 하고
헤어지자는 편지를 썼다가 그냥 찢어버리기도 하고
헤어지자는 메일의 엔터키를 치고 나서
그 메일을 쫓아가서 다시 붙잡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헤어지기로 한 후에도
바람이 불면,
비가 내리면,
날씨가 화창하면,
꽃이 피면,
어둠이 깔리면,
그 사람 생각이 나서
길을 걷다가,
음악을 듣다가,
영화를 보다가,
커피를 마시다가,
술을 마시다가,
또 전화를 하고 다시 만나곤 합니다
그래서 헤어지기는 정말 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