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터미널,
한 젊은 여인이 남자를 보내며 돌아서서 눈물을 흘립니다
해군 장교가 되기 위해 진해로 떠나는 남자는 손을 흔듭니다
(이 장면은 실제 상황)
그로부터 27년후 또 다른 버스 터미널,
한 중년의 여인이 젊은 남자를 보내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공군 장교가 되기 위해 진주로 떠나는 남자는 손을 흔듭니다
(이 장면은 픽션)
여주인공은 젊은 나이에서 중년으로 바뀌었지만
남주인공은 얼굴만 조금 다를뿐 젊은 그대로입니다
해군이 공군으로, 진해가 진주로 바뀌긴 했지만
역사는 오늘도 그렇게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27년전 젊었던 남자는 오늘의 젊은 남자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꼭 가고 싶어서 가는 길은 아니겠지만 훈련 즐겁게 받도록 해라
군대라는 조직, 남자들의 세계를 많이 배우도록 해라
인간이 얼마나 치사해질 수 있는지도 확인해 봐라
훈련동기생들을 좋은 친구로 많이 만들어라.......'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했는지 또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들녀석이 1년이상 군대 문제로 속을 태우더니
오늘 드디어 공군 장교가 되기 위한 길로 떠났습니다
다른 부모는 아들을 진주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던데
매정한 이 집 부모는 그냥 집에서 작별을 했습니다
그래도 아들 녀석이 집 떠나면서 큰절을 하고 갑니다
베란다에 서서 멀어져가는 아들 녀석을 보다가
크게 이름을 한번 불렀더니 뒤돌아봅니다
“빨리 가라!”
오늘 그 젊은 남자는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손을 흔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