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여행 첫날을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고
밤12시가 넘어서야 귀가, 아니 귀호텔했는데
캄보디아로 가는 비행기 타려면 기상 시간이 03:30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불평할 시간도 아까우니 빨리 잘 수밖에...
잠시 눈만 감았던 것 같은데 모닝콜은 어김없이 오고,
충혈된 눈으로 공항 근처 식당에 도착하니 04:30입니다
부지런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현지 종업원들도 체질이 된듯 서빙을 곧잘 합니다
졸린 눈 부벼가며 갈비탕 한 그릇과 디저트로 나온 과일까지 다 먹어치웁니다
여행 중에는 ‘있을 때 먹자‘가 대단히 중요한 원칙입니다
과일 중에 낯선 것이 있는데 용을 닮았다고 해서 용왕과(龍王果), 용과,
또는 드래곤후르트, Pitaya라고 하는 선인장의 일종으로 원산지는 멕시코이고
비타민, 섬유, 포도당 및 인체에 유효한 미네랄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데
잠이 덜 깨서 그런지 맛은 별로입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05:00인데 타고온 버스가 돌아가고 나서야
서울에서 가이드로 따라온 여행사 아저씨가 가방이 없다고 난리를 칩니다
손님이 사고를 치면 해결해 줄 사람이 먼저 사고를 치니 기가 막히지만
그 가방에 비행기표가 들어 있으니 빨리 찾아야 합니다
다행히도 현지 여행사 가이드에게 휴대폰으로 연락해서 버스가 되돌아오고
그 가방은 비행기표를 가슴에 품은채 버스 안에 잘 있습니다
공항 안에서 기다리는 동안 TV를 보니 아침 체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아침 6시면 전국적으로 국민체조 하던 옛날 일이 기억납니다
라디오에서 음악에 맞춰서 “국민체조 시작! 하나,둘,셋,넷! 둘,둘,셋,넷!......”
씨엠립까지 가는 베트남 비행기는쌍발 프로펠라기인데
바람이 불면 심하게 흔들릴 것 같습니다
우리 일행과 독일 노인팀 일행, 그리고 일본 아가씨 3명이 탑승합니다
비행기 내부 양쪽에 좌석 2개씩으로 고속버스 같이 아담합니다
1시간 반쯤 걸려 씨엠립 공항에 도착하는데
왠지 베트남보다는 더 낯설어 보이고 멀게 느껴집니다
공항에는 앙코르와트를 연상케 하는 석탑이 보입니다
공항에서 캄보디아 입국비자를 신청하는데
관광이면 25달러, 비즈니스면 20달러를 내야 합니다
일단 발급했던 비자수수료 영수증은 입국 심사할 때 도로 가져갑니다
그럴거면 뭐하러 주는건지...
게다가 시간은 왜 이리 오래 걸리는지...
연간 100만명이 관광을 온다고 하니 비자수수료만 해도 2500만달러입니다
공장도 원료구입도 필요없으니 엄청난 수입입니다
일행 두분이 계급이 높은 듯한 출입국 직원과 사진 촬영도 했는데
입국 심사할 때 보니 이 사람이 더 까다롭게 굽니다
일행 중 한분이 문제가 생긴듯, 출입국 직원이 여행사 사람을 찾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권과 비자 신청서의 사인이 다르다고 문제삼아서
약간의 비공식 수수료를 주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처음 와보는 캄보디아 땅까지 무사히 도착합니다
* 날짜가 입력된 사진은 일행의 촬영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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