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들어 가장 큰 변화는 사진이 아닐까 싶다
필름도 없이 사진을 찍어서 현장에서 바로 본다는 것은
나 같은 아날로그 세대에게는 거의 혁명적인 변화였다
처음에는 백만화소 정도의 디카만으로도 신기했었는데
핸폰 사진의 화질이 어지간한 디카 사진보다 좋아졌으니
전문가가 아니라면 카메라가 필요없는 세상이 되었다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거나 얼짱 각도로 포즈를 취하고
셀카를 찍는 모습은 일상의 길거리에서도 자주 보는데
등산이나 여행이라도 가게 되면 어디에서든 넘쳐난다
이제 온 국민이 모두 사진사이고, 모델이 따로 없다
2002년 8월 백두산 트레킹 때 처음 디카를 구입한 이후
등산이나 여행 다니면서 디카로 꽤 많은 사진을 찍었고,
찍은 사진들을 없애지 않고 외장하드에 보관하고 있다
그동안 보관했던 사진들을 폴더별로 다시 보고 있는데
사진 촬영법을 특별하게 배운 적이 없는 마구잡이지만
많이 찍다 보니 실력이 조금은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어쩌다 그럴듯한 사진이라도 보이면 도취되기도 한다^^
인물 사진은 되도록 찍지 않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10년 또는 15년 전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젊은 얼굴이 튀어나오곤 해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혼자 보기 아까우면 가끔 사진의 주인공에게 카톡으로
보내거나 단톡방에 올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놀라워한다
사진을 많이 찍기는 하지만 찍히기는 즐기지 않는데도
나도 모르게 내가 누군가에게 찍히는 경우가 있다
정선의 동강에서 도보 여행을 하던 어느 가을날,
동행했던 한 친구가 핸폰으로 풍광을 찍고 있었는데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그 화면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런데도 연출한 사진보다 좋아 보이니 신기하다
내가 우연히 찍힌 사진 중에서 베스트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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