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누구나 모델이고, 아무나 사진사인 세상이다
멋진 풍경이 있는 유명 관광지가 아닌 평범한 동네
길거리에서도 핸폰으로 사진찍는 장면을 흔히 본다
공연장 입구에서 입장권을 한 손에 들고 ‘인증샷’을,
조금 특별한 장소에서는 소위 ‘인생샷’을 찍는 것이
특별할 것도 없는 너무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사진을 찍히면 영혼을 빼앗긴다면서 도망다니기도
했다던데 이런 장면은 더 이상 코메디에도 나오지
못 할만큼 우스꽝스러운 일이 된지 벌써 오래이다
아직도 내 안에 숨어있는 ‘꼰대‘의 시각으로 보면
별것도 아닌데 온갖 폼을 재면서 사진을 찍어대는
모습이 조금 경망스럽게 보일 때도 있기는 하지만
누구나 쉽게 누릴만한 ‘소확행’인 것만은 확실하다
‘내 맘대로 인증샷’이든 ‘내 멋대로 인생샷’이든
원하는 사진 한 장에만 집중하는 짧은 순간만큼은
옆에서 벌어지는 어지간한 일은 전혀 관심 밖이다
이런 장면을 보면 가끔 그 모습을 슬쩍 찍어보는데
사진 속 주인공들은 사진에만 집중하느라 아마도
자신들이 누군가에게 찍히고 있는 줄 몰랐으리라
어떤 일이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한 곳에 모으고
하나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경건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