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꿈 1 - 나무의 꿈 - 정현종
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 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의 生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5년 전 어느 모임을 따라 천리포 수목원에 갔을 때
친절하게 안내하면서 설명해 주던 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유명한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님이었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기자로 근무하다가
평생 좋아할 일을 찾기 위해서 무조건 사직하고
나무와 사랑에 빠져서 나무만 찾아다니는 분이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오래된 나무들을 찾아다니며
나무와 나무 주변 사람들에 얽힌 일화들을 모아서
저술과 강의를 하는 ‘나무 인문학’ 분야의 고수이다
한동안 부천 도서관에서 이 분의 강의를 들었는데
나무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이 풍부한 것은 기본이고
강의시간 내내 나무에 대한 열정이 흘러넘쳤다
일주일에 한편씩 이 분의 ‘나무편지’를 받아보는데
전국을 다니면서 나무를 만난 사연이 담겨 있는
글과 사진을 보면 시원한 바람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분의 나무에 대한 애정이 내게도 전염되었는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더 가깝게 느껴지니
이러다 ‘나무의 꿈’을 이해할 날이 올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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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 사람과 나무와 詩가 있는 곳 : 고규홍 홈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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