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 정연복
작아도 빛나는
등대 하나에 기대어
어둠에 잠긴
끝없이 너른 바다에서도
돛단배는
길을 잃지 않는다.
말없이 등을 대주는
고마운 사람 하나 있어
슬픔이 밀물지는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도
깜빡이는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항해에 필요한 지도나 위치추적 장비가 없던 시절에
뱃길을 알려주던 등대는 바로 희망 자체였을 것이다
그래서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갈 길을 밝게 비춰줄
구원자나 선도자에게도 등대라는 호칭을 사용해왔다
성실과 근면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세상에 들어서자
야근하느라 밤에도 불을 켠 회사를 등대라고 부르면서
긍정적이던 등대의 이미지가 부정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여기저기서 힘들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온지 오래인데
언제 그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이니 아날로그 시대의 빛바랜 단어이지만
정연복 시인이 표현한 것처럼 ‘작아도 빛나는 등대’나
‘말없이 등을 대주는 고마운 사람’ 생각이 간절하다
은희 <등대지기>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DLxaYrqaJ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