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앉았던 자리 - 한옥순
이것도 사랑이라고 꽃이 피는구나
이것도 이별이라고 꽃이 지는구나
이것도 인연이라고 흔적이 남는구나
잠시 머무른 자리가 참 고요하구나
나비가 아무 꽃에나 앉는다고 절대 탓할 일이 아니고,
꽃이 아무 나비나 받아들인다고 비난할 일도 아니다
꽃이 향기로 나비를 부르고, 나비가 그 향기에 끌림은
먹이를 구해야 하고 자손을 퍼뜨려야 한다는 각자의
절실한 필요에 따라 공조하는 자연의 섭리일 뿐이다
시인은 꽃과 나비가 어울리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이를
사랑과 이별, 인연과 흔적 같은 인간사에 비유한 듯하다
‘참 고요하구나’라는 마지막 한 마디가 아주 절묘하다
나비는 전 세계에 약 18,000종, 우리나라에 250여종이
있다고 하니 크기와 색깔에 따라 종류가 많기도 하다
나비의 몸통을 보면 징그러운 벌레의 모습인데 사람들이
보통 싫어하지 않고, 나비 수집가들도 많이 있는 것은
아름다운 날개와 연약해 보이는 이미지 덕분인 것 같다
특산물이나 관광자원이 별로 없었던 전라남도 함평군이
오염되었던 함평천의 생태계를 복원시키고, 청정지역에만
서식하는 나비를 길러 1999년부터 나비축제를 개최했다
5월초 열리는 축제 기간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함평역에 KTX가 임시 정차한다고 하니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한 지역특화 행사로는 대단히 성공적인 사례이다
김정호 <하얀 나비>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rb4DtNpGE0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