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 조영수
모난 돌
금간 돌
손을 든 돌
돌이 돌을 무등 타고 서 있다
비맞고
바람 맞고
눈 맞으며
함께 나이를 먹는 돌
밀어내지 않고
투덜대지 않고
꽉 끌어안고
돌이 돌을 무등 타고 서 있다
그 앞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다
도보여행길이나 등산길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돌탑의
모양이나 완성도는 제각각이지만 돌탑을 쌓는 사람의
마음만은 오직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을 담았을 것이다
누군가 돌을 하나씩 쌓아서 만들었을 작은 탑을 보면
누가 어떤 사연으로 그런 탑을 쌓았을지 궁금해지고
그 돌탑 위에 돌 하나쯤 얹어주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바람과 달리
무너져 내린 탑을 보면 나도 모르게 애잔한 마음이 든다
요즘 조선왕조실록 강좌를 듣다 보니 지난 역사에서도
공든 탑이 무너진 것처럼 아쉬운 장면이 너무 많았다
나라의 흥망이나 개인의 부침이나 마찬가지인듯 싶다
남인수 <무너진 사랑탑>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kEliom9QE_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