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6070

들백합 (1963)

해군52 2024. 1. 30. 23:35

들백합 Lilies Of The Field 1963/미국/94

감독 Ralph Nelson

출연 Sidney Poitier, Lilia Skala

 

퇴역 군인인 흑인 청년이 여행하던 중 수녀원에 들어갔다가

벌어진 일들을 흑백 화면에 아주 담백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수녀원이 배경이지만 종교와 관계없이 인간애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서 누구든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휴먼 드라마이다

 

평범한 떠돌이 같은 흑인 청년은 차에 필요한 물을 얻으려고

수녀원에 들어왔는데 수녀원장은 주님이 기도에 응해서 힘센

일꾼을 보내주셨다고 믿다 보니 사사건건 부딪히게 마련이고

이런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단순하고 코믹하게 그려진다

 

주연을 맡은 시드니 포이티어가 아카데미에서 흑인 배우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폴 뉴먼, 리처드 해리스,

앨버트 피니, 렉스 해리슨 등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이었다

 

원톱 주연인 포이티어를 상대로 티격태격하며 영화를 이끄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릴리아 스카라는 신앙심 깊지만 심술궂은

수녀원장 역으로 아카데미에서 첫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같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몇 년 후 이야기를 담은 TV 영화

<Christmas Lilies of the Field>(1979)가 같은 작가와 감독에

의해 속편처럼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출연한 배우들은 달랐다

자동차를 운전하며 아리조나를 자유롭게 여행하던 퇴역 군인

호머(시드니 포이티어 분)는 자동차 냉각수가 떨어져 버린다

벌판에서 물을 찾던 호머는 수녀원에 들어가서 물을 얻는다

다섯 명 수녀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느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 그에게 원장 수녀(릴리아 스카라 분)

수녀원 일을 도와달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제안을 한다

지붕 수리와 담장 설치에 일손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고도

모른 척 떠날 수도 있었던 호머가 하루 동안 일하는 계약을

제안하고 수녀들은 이를 환영하지만 계약은 체결되지 않는다

일을 마치고나자 수녀들은 급여 대신 음식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호머는 계약을 요구하지만 호머를

자신의 기도에 응답한 주님이 보내주신 일꾼이라고 여기는

원장 수녀는 호머에게 예배당 건물을 지어달라고 떼를 쓴다

동독을 탈출해 정착했기 때문에 영어를 못 하는 수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노래와 기도를 함께 하기도 하면서

호머는 그들의 순수한 마음에 감동을 받고 차츰 가까워진다

부근에 작은 교회를 운영하는 머피 신부(단 프레이저 분)

교회 앞 작은 식당의 주인은 호머의 처지를 안쓰러워하면서

어려운 일에 더 엮이지 말고 그냥 떠나가라고 조언을 한다

하지만 호머가 예배당 건물을 지어주기로 결심하고 나서자

방관만 하던 마을 사람들도 감동하고 돕기 시작하는데...

뉴욕의 노르웨이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랠프 넬슨 감독은

부모까지 버린 자식으로 간주할 정도인 말썽꾸러기 소년이자

어린 잠재적 범죄자로 지냈지만 고등학교 때 만난 선생님의

조언으로 연극에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

 

브로드웨이 메신저로 출발한 소년 랠프는 연극 무대에 이어서

TV에 진출, 연출가 또는 제작자로 활동하며 에미상을 받았고,

아메리칸 뉴시네마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랠프 감독은 진보적 시각에서 인종 차별, 비주류 문제를 즐겨

다루었는데 흑인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에게 원톱 주연을 맡긴

이 영화가 아카데미와 베를린영화제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바하마제도 출신 부모가 미국 방문 중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시드니 포이티어는 막노동을 전전하는 역경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브로드웨이를 거쳐 할리우드에 진출하게 된다

 

<흑과 백>(1958)에 이어 이 영화로 두 번째인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과 흑인 최초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주연급 배우로 자리 잡았고 흑인 배우들을 위한 문을 열었다

 

이런 성공적인 흐름은 <밤의 열기 속으로>(1967), <언제나

마음은 태양>(1967>, <초대 받지 않은 손님>(1967) 등으로

이어졌지만 감독까지 겸하게 되면서 연기활동은 줄어들었다

 

미국 국적자이면서도 부모의 출신지인 영연방 바하마 국적도

갖고 있어 일본과 유네스코 주재 바하마 대사로도 활동했다

 

 

랠프 넬슨 감독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06

 

랠프 넬슨 Ralph Nelson

랠프 넬슨 Ralph Nelson 1916~1987 미국 감독 넬슨 감독은 뉴욕 롱아일랜드의 노르웨이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대공황기에 걸쳐 뉴욕의 말썽꾸러기 소년으로 지내며 부모까지 ‘버린 자식’이라고

navy69.tistory.com

 

시드니 포이티어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507

 

시드니 포이티어 Sidney Poitier

시드니 포이티어 Sidney Poitier (1927~2022) 미국 배우 바하마제도 출신 부모가 미국 방문 중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시드니 포이티어는 교육받지 못 한 농부의 아들로 가난하게 자라다 보니 비행청소년

navy69.tistory.com

 

영화의 엔딩 장면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rn6w255CGkk

 

'영화607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이언의 딸 (1970)  (2) 2024.02.14
알제리 전투 (1966)  (4) 2024.02.02
부베의 연인 (1964)  (4) 2024.01.27
스팔타커스 (1960)  (0) 2023.11.10
쉘부르의 우산 (1964)  (0)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