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00

블랙북 (2006)

해군52 2024. 8. 21. 22:28

블랙북 Black Book/Zwartboek 2006/네덜란드,영국,독일/134

감독 Paul Verhoeven

출연 Carice van Houten, Sebastian Koch, Thom Hoffman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군에게 가족을 모두 잃은 미모의

유태인 여인이 레지스탕스에 가담하여 스파이활동을 펼치다가

독일군 장교와 비운의 사랑에 빠지는 전쟁 드라마의 수작이다

 

무명의 샤론 스톤을 세계적 섹시 스타로 만든 <원초적 본능>

(1992)SF 액션물인 <스타쉽 트루퍼스>(1997) 등 화제작을

연출했던 네덜란드 출신 폴 버호벤 감독이 20여년의 할리우드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에 돌아와 자신의 재기를 알린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했던 블랙북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버호벤 감독은 이 내용을 영화화하겠다는 구상으로

시나리오 작가 제라드 소트먼과 함께 서류와 사진기록 7백여

점을 확인하는 등 20년에 걸친 작업 끝에 역작을 만들어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모두가 실존 인물들이고 실화를 기반으로

스토리가 구성되었기 때문에 픽션이 따라가지 못 하는 실화의

감동이 있고, 전쟁보다 더 비극적인 러브스토리까지 가미되어

단순 멜로 영화를 뛰어넘는 스펙터클한 로맨스가 완성되었다

 

베니스 황금사자상 후보와 함께 영시네마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나치 지배하의 네덜란드에 숨어

있던 유태인 가수 레이첼(카리스 반 하우텐 분)은 나치를 피해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어 탈출하다가 독일군의 총격을 받는다

물속에 숨어서 가족이 살해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레이첼은

레지스탕스의 도움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자

이름까지 '엘리스'로 바꾸고 레지스탕스 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의사 출신의 레지스탕스 리더 한스(톰 호프먼 분)가 그녀에게

독일군 보안책임자 문츠(세바스티안 코흐 분)대위에게 접근할

것을 제안하자 그녀는 독일군에 복수하기 위해 이를 수락한다

레이첼은 문츠에게 접근하여 그의 비서가 되고 독일군 부대에

드나들면서 빼어난 미모와 노래 솜씨로 대단한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로맨티스트인 문츠는 레이첼의 정체를 의심하면서도

이를 눈감아주고 그녀 또한 문츠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독일군 지휘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정보를 빼내는

스파이 활동으로 혁혁한 공을 세우지만 결국 발각되고 만다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혀 있는 레지스탕스 대원들을 구출하는

작전이 펼쳐지지만 이런 움직임을 미리 알고 있던 독일군은

도청장치를 역이용하여 레지스탕스 대원들을 모두 사살한다

구출작전이 대실패로 끝나자 도청장치를 설치했던 레이첼은

오히려 독일군을 위한 공작을 꾸민 이중 스파이로 의심받게

되고, 문츠 또한 나치에 의해 배신자로 몰리는 신세가 된다

나치가 물러가자 배신자로 낙인찍힌 레이첼은 린치를 당하고

구출작전의 와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스는 영웅이 되는데

과연 진실은 무엇이고,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도발적인 소재와 충격적인 영상을 보여주던 폴 버호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전쟁 중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얄팍한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헤집어 보여준다

 

노장 감독이 바라보는 전쟁의 본질은 조국’, ‘자유’, ‘해방

거대한 명분이 아니라 개인의 욕망일 뿐이고, 전쟁의 이면에는

인간의 추악하고 역겨운 탐욕이 자리를 잡고 있음을 폭로한다

 

독일군의 폭력에 시달렸던 네덜란드인들은 독일군이 물러가자

독일군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이들을 향해 욕설과 구타, 성적

모욕도 서슴지 않으며 독일군과 같은 추악한 본성을 드러낸다

시간과 공간, 주체는 달라져도 인간의 본성은 그대로인 듯...

주인공 역을 맡은 카리스 반 하우텐의 연기는 단연 발군이다

적과 사랑에 빠지는 가련한 여인의 멜로 연기와 복수를 위해

온몸을 던지는 여전사의 액션 연기에다 똥물을 뒤집어쓰거나

비밀스러운 체모를 염색하는 장면까지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국가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지적인 독일군 장교로 출연한

세바스티안 코흐는 다음 출연작인 <타인의 삶>(2006)에서도

체제 속에서 고뇌하는 지식인의 얼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이 영화에서 공연한 하우텐과는 실제로 연인 사이였다고 한다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kLcC_oD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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