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유령 Goya's Ghosts 2006년/스페인,미국/113분
감독 Milos Forman
출연 Javier Bardem, Natalie Portman, Stellan Skarsgard
종교재판의 광풍과 프랑스 혁명의 열풍이 휩쓸던 18세기 후반
스페인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배경으로 스페인의 궁정화가이던
고야의 시선을 통해 혼란 속에 희생당하는 개인을 그린 작품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 <아마데우스>(1984)를
함께 만들었던 제작자 사울 자엔츠와 노장 감독 밀로스 포만,
그리고 5개 국어를 넘나들며 백편이 넘는 시나리오를 집필한
극본가 장 클로드 가리에 세 거장이 손잡고 만든 시대극이다
스웨덴 출신이면서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한 스텔란 스카스가드,
이스라엘 출신으로 <레옹>(1994)에서 데뷔한 나탈리 포트만,
스페인 출신으로 연기 폭이 넓은 하비에르 바르뎀이 공연한다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란시스 고야(1746~1828)는
궁정화가의 명예를 누렸지만 질병으로 인해 청력을 상실하고,
스페인이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에 침공당하는 격동기에
굴곡진 삶을 살면서 전통에 저항했던 스페인 최고의 화가이다
이 영화에는 중요한 고비 곳곳에 고야의 그림들이 등장하는데
그림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라면 더 말할 것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들을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영화는 종교재판의 광풍과 프랑스 혁명의 열풍이 휘몰아치던
18세기 후반 스페인을 배경으로 허구의 두 주인공을 내세우고
실존 인물인 고야의 시선을 통해 비극적인 이야기를 펼치는데
짐승우리 같이 처참한 지하 감옥과 호화스러운 궁정 풍경 등
당시 상황을 충실하게 재현한 화면들이 사실감을 더하게 한다
궁중화가인 고야(스텔란 스카스가드 분)의 아름다운 모델이자
영원한 뮤즈인 이네스(나탈리 포트만 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소에 끌려가 가혹한 고문을 받다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비밀 유대교도임을 거짓 자백하게 된다
이네스의 아버지 토마스(호세 루이스 고메즈 분)는 성당 재건
비용을 기부하는 등 딸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종교재판을 진두지휘하던 로렌조 신부(하비에르 바르뎀 분)를
유인하고 고문을 해서 신성모독을 자백하는 문서를 받아낸다
약점을 잡힌 로렌조는 감옥에 갇힌 이네스를 구해 주겠다고
찾아갔다가 오히려 그녀의 미모에 이끌려 그녀를 겁탈하고는
신성모독을 자백한 사실이 들통 나자 프랑스로 달아나버린다
20여 년이 지난 후 스페인이 프랑스 나폴레옹 군에 점령되고
로렌조가 나폴레옹 정권의 핵심이 되어 스페인으로 돌아오자
종교재판소는 비난의 표적이 되고 갇혔던 사람들은 풀려난다
이네스 역시 감옥에서 풀려나지만 오랜 동안 가혹한 고문으로
아름다움은 물론 정신마저 혼미한 채 늙은 고야에게 의지한다
이네스가 감옥에서 로렌조의 딸을 낳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고야는 그녀를 백방으로 찾아보지만 수녀원에서 자란
알리시아(나탈리 포트만 분, 1인2역)는 거리의 여자가 되었다
이네스와 딸이 자신의 야망에 걸림돌이 될 것만을 두려워하는
로렌조는 이네스를 병원에 감금하고 딸을 미국으로 추방한다
그러나 영국의 참전으로 프랑스가 패퇴하고 나폴레옹 시대가
저물자 로렌조는 도망치다 잡혀 유죄판결을 받고 처형당한다
처형당한 로렌조의 시신이 수레에 실려 텅 빈 거리를 지날 때
한 여인이 시신의 손을 잡고 수레를 따라가고 있었으니...
이리 멘젤과 함께 1960년대 체코의 뉴웨이브를 이끈 기수로
손꼽히던 밀로스 포만 감독은 ‘프라하의 봄’을 겪고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동유럽 출신 감독이다
첫 장편 극영화 <블랙 피터>(1964)가 로카르노 금상을 받고,
<금발소녀의 사랑>(1965)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베니스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라 국제적으로 주목받았지만 신랄하게
체제를 비판한 <소방수의 무도회>(1967)는 상영 금지되었다
미국으로 건너간 포만 감독은 <탈의>(1971), <헤어>(1979),
<래그타임>(1981) 등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아카데미에서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로 작품상 포함한 5개
부문, <아마데우스>(1984)로 작품상 포함한 8개 부문, 또한
베를린에서 <래리 플린트>(1996)로 금곰상 수상을 기록했다
영화 <아마데우스>(1984)를 홍보하려고 스페인을 방문했다가
마드리드의 미술관에서 고야 그림에 매혹된 포만 감독은 그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는 결심을 했고, 이때부터 20년 이상 준비
기간을 거쳐 완성시킨 이 영화가 사실상 그의 유작이 되었다
이 영화에서 욕망에 불타는 위선적인 신부 역으로 출연, 소름
끼치는 연기를 보인 스페인 출신의 하비에르 바르뎀은 유럽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펼치는 국제적인 배우이다
그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비우티풀>(2010)의 밀입국자
인력 브로커 역으로 칸 남우주연상, <씨 인사이드>(2004)의
안락사를 간절히 원하는 전신마비 환자 역으로 베니스 볼피컵
남우주연상 수상 등 크고 작은 세계영화제에서 121회 수상과
99회 후보를 기록했고, 종종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밀로스 포만 감독 보기!
https://navy69.tistory.com/1688
영화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AS5dIeKPiCE
* 화가가 주인공인 영화 몇 편
피카소 (1996)
바스키아 (1996)
폴락 (2000)
프리다 (2002)
취화선 (2002)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2003)
모딜리아니 (2004)
클림트 (2006)
세라핀 (2008)
르누아르 (2012)
미스터 터너 (2014)
러빙 빈센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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