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飮食男女 Eat,Drink,Man,Woman
제작년도 1994년
제작국가 대만
상영시간 120분
감독 이안
출연 랑웅, 양귀매, 오천련, 왕유문, 귀아뢰, 장애가
요리하는 과정과 음식을 차리는 의식, 식사 습관 등을 통해서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나가면서 가족의 의미를 따뜻하게 그린
독특한 대만 영화로 눈과 입이 함께 즐거운 가족 영화입니다
<결혼 피로연>(1993)에서 동서양의 문화 충돌과 세대 갈등의
문제를 코믹하고 섬세하게 연출했던 이안 감독은 이 작품에서
보수적인 아버지와 개방적인 세 딸들 사이의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을 ‘음식’을 매개로 풍자적이고 은유적으로 그려나갑니다
대만 출신으로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이 감독은 이 영화로
헐리우드 주류로 들어갈 기반을 닦았고, 이후 국제적 감각을
가진 감독으로 다양한 장르의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결혼 피로연>에서부터 이안 감독과 호흡을 맞춘 대만의 국민
배우 랑웅이 요리사인 아버지로 출연하여 영화의 중심을 잡고,
개성 있는 세 딸 역을 맡은 양귀매, 오천련, 왕유문과 장애가,
원로급인 귀아뢰 등 홍콩과 대만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합니다
프랑스 요리 못지않게 화려한 중국 요리의 산해진미와 깔끔한
요리과정이 등장해서 미국 개봉 당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전부 중식당으로 달려갔다‘는 기사가 뉴스위크에 실렸다 하니
중국 요리 문화에 대한 홍보 역할도 크게 한몫 해낸 셈입니다
한자로 된 원제를 직역한 특이한 영어 제목 때문에 미국 수입
당시 포르노로 오해받아 통관이 보류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코믹한 웃음 속에 짙은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1994년
칸영화제 감독 주간의 오프닝작으로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고,
같은 해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작품상과 편집상을 수상하였으며
1995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의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입니다
유명 호텔의 국빈만을 손님으로 모시는 최고 요리사인 주사부
(랑웅 분)는 오래 전에 부인을 잃고 세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주사부는 나이가 들면서 요리사에게 필수적인 미각을 조금씩
잃어가더니 급기야는 함께 일하는 동료인 온이 맛을 봐주지
않으면 요리를 만들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
첫사랑에 실연한 후 남자를 거부한 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살아가려고 하는 고등학교 화학 선생인 맏딸 가진(양귀매 분),
매사에 자기주장이 강하고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캐리어
우먼이지만 유부남과의 불륜에 빠진 둘째 딸 가천(오천련 분),
아버지가 싫어하는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린 나이에 동거를 하겠다고 나선 셋째 딸 가령(왕유문 분)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고 자유분방하게 살고 싶은 세 딸들과
지나치게 보수적인 아버지 사이의 세대 갈등이 깊어지면서
딸들은 모두 아버지와 함께 있는 집에서 벗어나려고만 한다
같은 학교 체육 선생과 결혼하는 맏딸,
암스테르담으로 떠날 계획을 하는 둘째 딸,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하고 동거하는 셋째 딸
각각 자신의 인생을 찾아 아버지의 곁을 떠나서 독립하려는
딸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던 주사부는 바로 옆집에 사는 금영
(장애가 분) 모녀를 위한 음식을 만들면서 안식처를 찾는다
외국 근무를 준비하던 둘째 딸은 어느 날 병원에 들렀다가
의사와 심각하게 상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우연히 보고는
고민 끝에 외국행을 포기하고 아버지 곁에 남기로 결심한다
주사부가 호텔 식당에 은퇴 의사를 밝히고 집을 내놓는 등
주변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자 딸들의 걱정은 더욱 커져간다
하지만 얼마 후 가족들과 금영의 가족까지 초대한 자리에서
주사부는 결혼을 선언하는데, 그 상대는 놀랍게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일 뿐만 아니라
가족 간 갈등을 풀고 사랑을 맺어주는 매개 역할을 합니다
최고의 요리사인 아버지는 항상 세 딸들에게 자신이 요리한
최고급 음식을 먹이려고 하지만, 산해진미가 눈앞에 펼쳐져
있어도 딸들은 거창한 음식이 오히려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응어리졌던 갈등이 풀리고 나서
딸이 만든 국을 마시자 아버지는 잃었던 미각을 되찾습니다
영화 도입부에 보이는 한자 제목의 ‘음식’과 ‘남녀’ 글씨는
한 지붕 아래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세상에서 따로 사는 것
같은 상황을 상징하듯 서로 다른 글씨체로 겹쳐져 있습니다
딸들의 인생만은 요리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이웃 소녀에게
도시락을 만들어주면서 소녀는 물론 소녀 엄마의 마음까지
사로잡게 되고, 답답하게만 보이던 아버지는 마침내 자신의
새 인생을 찾는 실속 있는 선택으로 딸들을 놀라게 합니다
영화는 심각한 대목 여러 곳에서 놀라운 반전을 보여줍니다
호텔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던 동료 요리사는 퇴원하고
퇴원을 축하하는 요리사들 사이에서 의자에 앉아 죽습니다
몰래 병원에 간 아버지를 우연히 보게 된 둘째는 아버지의
병을 걱정하지만 병원 방문의 이유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첫사랑에서 실연한 아픔 때문에 남자를 거부한다던 맏이가
오래 상처로 간직했다는 첫사랑은 알고 보니 가짜입니다
아버지가 가족들 앞에서 재혼을 발표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그 상대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아닌 그녀의 젊은 딸입니다
마지막 장면,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이런 말로 마무리합니다
“인생은 모든 재료가 준비되고 다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한 입 먹어봐야 신맛인지 단맛이나 매운맛인지 알 수 있지“
중국 요리 만드는 영화의 오프닝 신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5us0aeOcZ6Q
이안 감독의 다른 작품들
쿵푸선생 (1992)
결혼 피로연 (1993) 베를린 금곰상
센스 앤 센서빌리티 (1995) 베를린 금곰상
아이스 스톰 (1997) 칸 황금종려상 후보
라이드 위드 데블 (1999)
와호장룡 (2000)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후보
헐크 (2003)
브로크백 마운틴 (2005) 베니스 황금사자상, 아카데미 감독상
색계 (2007) 베니스 황금사자상
라이프 오브 파이 (2012) 아카데미 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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