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Canone Inverso : Making Love
제작년도 2000년
제작국가 이탈리아
상영시간 107분
감독 Ricky Tognazzi
출연 Hans Matheson, Melanie Thierry, Lee Williams,
Gabriel Byrne, Ricky Tognazzi, Peter Vaughan
열악한 환경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품고 살아가는 청년과
세계적 명성과 부를 누리는 매혹적인 유부녀 피아니스트라는
극과 극을 이루는 두 사람이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만드는
슬픈 사랑이 아름다운 선율 속에 펼쳐지는 멜로드라마입니다
릭키 토나찌 감독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8살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한 이탈리아의 배우, 감독이자 극작가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바 있는 이탈리아의 중견 감독입니다
1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대배우 유고 토나찌의 아들인 토나찌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각본과 연출은 물론이고 스토리 전개에 매우
중요한 주인공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까지 1인 3역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의 각본 작업에도 참여한 파올로 마우렌직이 쓴 원작
소설의 제목이자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캐논 인버스’는 음악
용어로 두 명의 연주자가 악보의 처음과 끝에서 각각 출발해서
같은 멜로디를 주고받으며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는 의미인데
주인공들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이 이런 선율과 함께 펼쳐집니다
아름답지만 슬픈 두 연인의 사랑, 정교하게 들어맞는 과거와
현재의 시점 이동, 탄탄한 드라마 구조와 예측하기 힘든 반전,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의 애절한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이중 플래시백 구조로 30년 세월을 오가며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내려고 한 때문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장황한 느낌입니다
2000년 이탈리아의 오스카상이라는 다비드 디 도나텔로에서
작품상을 비롯해서 촬영, 음악, 무대디자인, 편집상을 받았고
2000년 부산영화제에 초청작으로 상영되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국내 개봉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 했습니다
소련의 침공으로 불안한 기운이 감돌던 1968년 프라하의 밤,
어디선가 귀에 익은 애절한 선율에 끌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낯선 남자(가브리엘 번 분)를 만난 코스탄자(니아 로버츠 분)는
그 남자로부터 아주 오래된 운명적 사랑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생아로 태어난 예노(한스 마테손 분)는 계부의 돼지농장에서
생부가 남겨놓은 바이올린을 벗 삼아 우울한 성장기를 보낸다
어느 날 밤 언제나처럼 헛간에서 바이올린을 연습하던 예노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전율을 느낀다
그때부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소피(멜라니 티에리 분)를 향한
예노의 동경은 목숨을 건 운명적인 사랑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예노는 소피를 만나 자신의 사랑을 전하려 안간힘을 다하지만
그녀는 쳐다보기도 힘든 높은 곳에 있어서 간절함만 더해간다
대중의 갈채와 명성에 묻혀서도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소피는
신분과 계급이 다른 철없는 청년의 무모한 구애를 거부하지만
예노가 퍼붓는 비 속에서 혼신의 힘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자
마침내 음악에 대한 진정한 열정을 지닌 그에게 미소 짓는다
정식 음악교육을 받으라는 소피의 권유로 음악학교에 들어간
예노는 그녀와 함께 협연하게 될 날만을 꿈꾸며 음악에 대한
열정과 소피를 향한 사랑과 그의 운명을 다시 한 번 바꿔놓을
인물인 데이빗(리 윌리암스 분)과의 우정까지 함께 키워간다
뛰어난 재능과 혼신의 노력으로 마침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소피와의 협연이 눈앞에 다가올 즈음 예노는 데이빗의 가족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면서 깊은 혼란과 좌절에 빠지고
나치의 프라하 침공으로 소피와의 협연은 무산되려 하는데...
1970년 체코 프라하에서 시작된 영화는 1968년 프라하의 봄으로,
또 거기서 훌쩍 뛰어 1938년으로 30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세 시대를 오가는 이중 플래시백 형식의 이야기 구조를 통해서
바이올린으로 얽힌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현재의 유리창 밖으로 바로 과거의 거리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소련군의 프라하 진입’처럼 전혀 다른
시점의 사건을 겹쳐지게 하는 특이한 방식은 극중 인물들에게
'눈에 선한' 장면들을 관객들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추리물처럼 비밀 고리를 풀어가는 토나찌 감독의 이야기 솜씨와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의 애절하고도 격정적인 음악이 더해져서
유럽 영화다운 품격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킵니다
규율이 엄격한 음악학교에서 학생들이 몰래 즉흥 연주하는 장면,
함께 연주하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예노와 소피의 콘서트 장면 등
영화의 곳곳에 등장하는 음악의 향연들이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예노가 소피의 집을 찾아가 이층 창문으로 그녀를 보기 위해서
가로수 위에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다리를 절뚝거리는 장면이나
그녀를 만나려고 여성전용 수영장까지 숨어들어가는 장면처럼
무모하고 저돌적인 접근이 부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돼지농장을 운영하며 소시지를 만들어서 파는 예노의 계부는
예노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격려하며 큰 힘이 되어 주는데
음악학교 지원을 앞두고 걱정하는 예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도살되는 돼지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누구든 설득할 수 있어”
자신의 방까지 찾아와 뜨거운 사랑을 전하는 남자를 내보내며
이렇게 말하는 여자 가슴 속에 있는 진심은 과연 무엇일까요?
“당신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
영화의 주제곡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x_SCV-mMuv0
릭키 토나찌 감독의 다른 작품들
울트라 (1991) 베를린 은곰상
에스코트 (1993) 칸 황금종려상 후보
질식된 삶들 (1996) 베를린 금곰상 후보
더 파더 앤드 더 포리너 (2010)
투타 콜파 델라 뮤지카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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