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33)

해군52 2005. 6. 13. 23:46

 

원제 Sleepless In Seattle

제작년도 1993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05

감독 Nora Ephron

출연 Tom Hanks, Meg Ryan, Bill Pullman, Ross Malinger

 

전혀 알지 못하던 남녀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만나서 운명적

사랑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로맨틱 코미디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의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여류 각본가 노라 에프론이 각본과 연출까지 맡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누구나 제각기 알맞은 짝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고

하면서 사랑의 신비와 환상을 감미롭고 코믹하게 보여주는데

감독의 재능이 잘 발휘된 성인을 위한 동화 같은 작품입니다

 

감독 스스로가 이 영화의 주제가 사랑이 아닌 영화 속 사랑

이라고 말하듯이 비현실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위로를 받으려 하는 관객들에게 충분한 만족과 공감을 줍니다

 

쉽게 왔다 가버리는 사랑 대신 고전적이고 감동적인 로맨스에

개성 있는 배우들의 명연기, 특히 멕 라이언의 상큼한 매력과

영화 내내 화면을 수놓는 감미로운 재즈풍 주제곡까지 더해져

관객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환상에 빠져들게 하며

가슴 저리는 사랑의 감동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미국에서 액션 대작들이 많은 한여름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15천만 달러 입장료 수입으로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면서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1994년 아카데미에서 음악과 각본, 2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골든글로브에서 작품, 남녀주연,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시카고에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샘(톰 행크스 분)은 아내

매기(캐리 로웰 분)가 암으로 죽자 감당하기 힘든 무력감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방황하다가 아내와의 추억을 지우기 위해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머나먼 서부 도시 시애틀로 이사를 한다

 

엄마를 잃고 실의에 빠져 지내는 아빠를 보다 못한 아들 조나

(로스 맬링거 분)는 라디오 상담프로에 전화를 해서 새 엄마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샘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아내를 회상한다

 

한편, 신문 기자인 애니(멕 라이언 분)는 성탄절 저녁 자리에서

가족들에게 이상적인 남자 월터(빌 풀만 분)와 약혼을 발표한다

 

얼마 후 운전을 하면서 우연히 라디오 상담프로를 듣던 애니는

죽은 아내를 회상하는 샘의 사연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이 사람이 자신의 운명적인 짝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빠지면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약혼자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식어간다

 

애니는 샘이 자기 짝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약혼자를 속이고

시애틀까지 날아가 이들 부자의 다정한 모습에 흐뭇해 하지만

다른 여자와 포옹하는 장면을 보고 실망한 채 집으로 돌아온다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던 자신의 열정을 뒤늦게 후회한 애니는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건 아예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다시 자신의 약혼자 월터에게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해 보지만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이별을 고한다

 

어린 조나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오게 된 것을 인연으로

애니는 빌딩 전망대에서 이들 부자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손을 잡고 빌딩을 내려오는 두 사람은 계속 서로를 바라보며

운명적인 사랑이 아직 세상에 살아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미국 서부의 끝인 시애틀에서

크리스마스 밤 해변에 홀로 앉아 있고, 새해의 종이 울릴 때

죽은 아내의 환영을 바라보며 보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남자

 

미국 동부의 끝인 볼티모어에서

옛날 영화를 보며 저 시대의 사랑은 진실했다고 이야기하고

마법처럼 찾아올 사랑을 예감하고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여자

 

두 사람의 사랑은 미대륙 동서부라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

크리스마스에 시작되어 발렌타인데이에 결실을 맺게 됩니다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만 듣고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 단언하고 마법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처음부터 너무도 뻔한 목표를 정하고 누가 보아도 비현실적인

해피엔딩을 향해 무조건 전력 질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이끌어가는 감독을 따라가보면

환상을 현실로 바꿔놓는 마법의 신비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영화 속 영화를 인용할 때 남성들은 <대부><스타워즈>,

여성들은 <카사블랑카><러브 어페어>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러브 어페어>(1957)를 인용하고 그 영화에서처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는 50년대

방식의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까지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텔레비전에 밀려난 라디오가 두 사람을 연결해 주도록 하는

것도 영화가 그리는 이러한 고전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실의에 빠졌다가 새로운 사랑을 찾은 샘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를 처음 보고 손을 잡는 순간 내게 느낌이 찾아왔어요

바로 그건 '마법'이었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걸게 하고는

잠시라도 안 보면 마치 심장이 멎어 죽을 것만 같게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는 사랑은 진정 마법입니다

 

 

영화 주제곡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jn0UcrrhsTw

 

 

노라 에프론 감독의 다른 작품들

 

 

마이클 (1996)

유브갓 메일 (1998)

지금은 통화중 (2000)

그녀는 요술쟁이 (2005)

줄리 & 줄리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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