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룸메이트 (43)

해군52 2005. 9. 18. 23:56

 

원제 Roommates

제작년도 1995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08

감독 Peter Yates

출연 Peter Falk, D.B. Sweeney, Julianne Moore, Ellen Burstyn

 

고집 센 할아버지와 착한 손자의 30여년 동안 우정과 사랑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그린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드라마로

작가이자 펜실베니아대학 교수인 맥스 애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헐리우드에서 액션 장르의

명감독으로 꼽히는 영국 출신 피터 예이츠가 영화화했습니다

 

무려 107세까지 제과점에서 빵을 구워 최고령 근로자 기록을

세운 실존 인물 로키 홀첵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영화는 어린

손자가 가정과 인생의 의미를 깨달을 때까지 결코 손자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의 사랑을 깨닫는

손자의 모습을 통해서 진정한 가족 사랑을 느끼게 해 줍니다

 

아들, 며느리, 손자며느리를 모두 먼저 보내는 아픔을 겪고도

강한 생명력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지키려는 주인공을 통해

몸은 비록 늙었어도 정신적 강건함을 유지하는 행복한 노년의

삶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원작처럼 흥행에서도 성공했습니다

 

인기 TV 시리즈 <형사 콜롬보>에서 후줄근한 코트와 어눌한

말투의 형사로 낯익은 피터 포크가 고집 센 할아버지 역으로

좋은 연기를 펼쳤는데 분장을 하고 촬영장에 들어온 포크를

스탭들이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로 분장이 정교했다고

하며 그 결과로 1996년 아카데미 분장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혈혈단신 건너온 1세대 이민자인 로키

(피터 포크 분) 할아버지는 배운 것도 없고, 재산도 없지만

고령의 나이에 제과점에서 빵 만드는 일을 자랑스러워한다

 

자신의 가치관을 고집스레 지켜가며 열정적으로 살아가지만

남들 눈에는 괴팍하고 완고하기 짝이 없는 로키 할아버지는

아들이 베트남전에서 죽고 며느리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졸지에 고아가 된 6살짜리 손자인 마이클(디비 스위니 분)

남다른 애정과 사랑으로 돌보며 혼자 손으로 힘겹게 키운다

 

로키 할아버지와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어엿하게 외과 의사가

된 마이클은 가난한 환자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며 도와주는

사회복지사인 베쓰(줄리안 무어 분)를 만나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손자에게는 자신 외에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으리라

여겼던 로키 할아버지에게 그녀의 출현이 그리 달갑지 않다

 

손자와 몇 번의 갈등 끝에 손자의 인생을 이해하고 결혼까지

승낙한 할아버지는 손자가 베쓰와 결혼해서 새 가정을 꾸리고

증손자들이 새로 태어나는 것을 보면서 평온한 여생을 즐긴다

 

그러나 손자며느리 베쓰가 아이들을 남기고 교통사고로 죽자

갑자기 사고로 아내를 잃은 손자 마이클은 넋이 나가 버리고

어쩔 줄 모르는 어린 증손자들은 늙은 할아버지만 바라본다

 

한편 손자의 장모(엘렌 버스틴 분)가 외손주들을 이런 괴팍한

구식 노인에게 맡겨둘 수 없다며 양육권을 주장하고 나서자

혼자 아이들을 감당할 수 없던 손자도 장모에게 동의하지만

할아버지는 손자가 아이들을 직접 길러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 잃은 손자를 자신의 방식대로 키우며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을 깨닫게 만든 로키 할아버지는 마침내 손자 마이클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족 이름을 부르면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괴팍하고 고집 센 75살 할아버지와 부모를 잃은 6살 손자가

기묘한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손자와 야구장에 간 할아버지는 관중석으로 날아온 파울볼을

젊은이들과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빼앗아서 손자에게 줍니다

 

코를 심하게 골고 잠꼬대를 하는 할아버지를 무서워하면서도

그 곁에서 잠이 들곤 하던 손자는 할아버지와 떨어져 살면서

코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고생하지만

할아버지와 다시 같이 살면서 불면증이 씻은 듯 사라집니다

 

먹고살기 바빠 생일 같은 것은 모르고 살았던 할아버지에게

15살 손자가 어렵게 돈을 모아 생일에 손목시계를 선물하자

할아버지는 손자가 원하던 현미경을 사서 식탁에 놓아둡니다

 

청년이 된 손자는 어느 날 밤 여인을 집으로 데리고 오지만

할아버지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하는 등 갈등도 겪습니다

 

생활력과 독립심이 강한 할아버지는 손수 집안일을 처리하고

신문 구인란을 꼼꼼히 살펴 일자리를 찾아 나선 끝에 아파서

쓰러질 때까지 은퇴하지 않고 최고령 제빵 기술자가 됩니다

 

누구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대화 끝!' 선언이면 그만일 만큼

고집불통이면서도 '가족은 가족이 돌보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평생 가족에 대한 사랑을 몸소 실천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병실 침대에 누운 할아버지와 손자가 마지막 작별을 하면서

사랑하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나는 네가 언제나 자랑스러웠다"

"이젠 혼자 해나갈 수 있으니까 걱정 말고 쉬세요

 

 

영화의 예고편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FN988syzg1U

 

 

피터 예이츠 감독의 다른 작품들

 

 

블리트 (1968)

디프 (1977)

브레이킹 어웨이 (1979) 아카데미 작품, 감독상 후보

혹성의 위기 (1983)

멋진 드레서 (1983) 아카데미 작품, 감독상 후보/베를린 금곰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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