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06:10 기상
어제 밤 이것저것 짐을 싸느라고 늦게까지 난리를 쳤는데
아침에 보니 뭔가 엉성해 보여서 짐을 다시 뒤적인다
여권, 딸라, 카드, 카메라, 녹음기...
등산복, 비옷, 모자, 랜턴, 배낭카바...
소화제, 감기약, 모기약, 밴드...
짐을 줄여보지만 그래도 백 하나, 배낭 하나, 두 짐이다
08:10 집 출발, 지하철을 타고 압구정역에 내린다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배낭 메고 가방을 끌고 샌달 신고 가자니
이방인이 된듯한 느낌이다
08:40 공항행 리무진 버스에서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어느새 인천공항이다
떠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다
09:40 치과의사인 동창 부부를 만난다
<어디 가냐?>
<백두산>
<그럼 같이 가겠네!>
여행사는 다른데 같은 비행기에 비슷한 코스다
잠시후 전 직장 동료 부부도 만난다
고등학교 모임 80명이 백두산으로 가는데
이 팀은 전혀 다른 코스다
나만 싱글인 것 같아서 애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하긴 나야 평소에 잘 하긴 하지만...
집결장소에 가보니 빨간 티를 입은 단체가 보인다
(어느 노조간부들이 여행을 가나?
우리 팀은 아니겠지...)
반대쪽에 앉아서 기다린다
신문을 보다가 애인에게 전화를 한다
다른 여자 안 쳐다보겠다는 약속을 하고
<잘 다녀올께!> 인사를 때리고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단체여행에서 시간을 이렇게 안 지키다니...)
할 수 없이 찾아나섰더니 반대쪽에 모여있는데
동행하는 친구가 내가 제일 마지막이라고 한다
빨간 티를 입은 사람들도 우리 팀이다
(좀 시끄럽겠구만!)
보딩패스를 받고 출국심사하는데 단체비자라서
비자 명단에 적힌대로 일렬종대로 정렬을 한다
복잡하게 출국심사를 마치고
촌스럽지만 볶은 고추장 한팩을 산다
이제 출국 준비 끝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백두산과 천지를 마음 속에 그리며
친구와 함께 탑승 게이트로 향한다
언제나 여행을 떠날 때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레임과 함께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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