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란 곳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철저히 밀폐된 공간이어야 한다
침대를 같이 쓰는 사람과도 이곳을 같이 쓰기는 곤란하다
이거 우리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야그지만
중국에서는 너무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의 화장실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하튼 우리 시각으로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원래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터진 공간에서
여럿이 함께 일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그런 곳을 보기는 했지만 함께 사용하는 경험은 하지 못했다
공항에서도 국제선 터미널에 있는 화장실은
화장지도 있고 위까지 막혀 있는 국제 규격이지만
국내선 터미널로 가면 1미터 정도 높이까지만 막혀 있어서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의 머리가 밖에서 보일 정도이다
백두산 西坡쪽에 있는 백운봉산장의 화장실은
복도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에 여자용 개인화장실이 2개 있는데
문은 위쪽까지 다 막혀 있고
그 앞을 지나면 전면에 가슴높이 위로
男자가 써있는 천이 드리워져 있는데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남자용 소변기가 3개 있고
오른쪽에 남자용 개인화장실이 2개 있는데
문이 1미터 정도 높이까지만 막혀 있다
그러니까 전체 구조상으로는
남녀 개인화장실 4개가 나란히 있는데
특이한 것은
바닥에 폭 20센치, 깊이 20센치 정도되는 도랑이
4개 화장실 바닥을 관통하며 지나고 있고
여자용 화장실 쪽에서부터 남자용 화장실 쪽으로
물이 계속 흘러지나간다
상류쪽에 있는 화장실 사용자의 생산물(?)들이
물을 따라 흘러서 하류쪽 화장실로 지나가게 된다
그러니 하류쪽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싫든 좋든
상류쪽 화장실에 있는 사람이 보내는 생산물의 내용을
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해서 이 화장실을 水流式이라고 부르면 될 것 같다
중국 도착 첫날 연길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버스편으로 이도백하로 이동하다가
안도현이라는 곳에서 잠시 쉬었는데
20:20경 시골 마을이라 깜깜했다
관광봉사소에 붙어있는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옆 건물에서 누군가가 나오더니
사용료를 1원씩 내라고 했다
여자들이야 돈을 내고라도 들어가야 했지만
남자들이야 사방이 깜깜한 밤중이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관광봉사소에 있는 화장실 사용료를 받는 것도 그렇지만
돈까지 받으면서 화장실 안에 불도 없었다고 한다
중국 화장실이 우리에게는 불편하고 이상해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화장실이란 곳이 대화를 할 수 있을만큼
열려진 공간으로 만들어진 곳인 것 같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지만
바로 이런 것이 전통과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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