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0 곰 사육장을 떠나 북한식당 <해당화>에 도착한다
일행들이 짐을 두고 잠시 시장을 돌아보러 가는 동안
혼자 PC방을 찾아들어가서 받은 메일에 회신한다
PC방과 게임방은 젊은 친구들로 북적거리는 것이
서울이나 비슷한 모습이다
저녁 식사를 놓칠새라 거리를 질주해서 <해당화>로 간다
19:00 <해당화>에 도착하니 막 식사가 시작되고 있다
푸짐한 저녁상이 차려지니 당연히 술이 있어야지
메뉴를 보고 <고려술>(연변백주, 39도, 50元)을 주문하니까
주문받은 여종업원이 중국 술이라고 알려준다
그래도 괜찮다고 하니까 술병을 들고 오더니
병을 따서 테이블에 있는 모두에게 한잔씩 따라준다
북녀 아가씨로부터 기대하지 않던 서비스를 받는다
음식도 정갈하니 입맛에 잘 맞고
북녀 아가씨들의 서비스도 맘에 든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음식 맛에 홀린 건지
아니면 북녀 아가씨들의 미모에 취한 건지
그 독한 백주 한병이 금새 비어버린다
이번에는 <백두산들쭉술>(북한산, 40도, 150元)을 주문한다
이 술이 북한산이기도 하고 값도 비싸니까
주문받는 아가씨가 더 좋아하겠지
이번에도 역시 술병을 따더니 한잔씩 따라준다
19:15 한창 식사에 열중하는데 종업원들이 바삐 움직이더니
앞쪽에 있는 작은 무대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홀에서 서빙하던 여종업원들이 복장을 갈아입고 나와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춘다
4명이 함께 노래방 기계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하는데
처음 듣는 노래라서 제목을 물어보니까 <우리는 하나>라고 한다
다음은 2명이 부르는 노래 <반갑습니다>가 이어지더니
흰 드레스를 입은 아가씨 혼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내가 배운 춤에는 전혀 없는 정체불명의 춤이다
이어서 솔로곡으로 <아침이슬>인데 노래방 기계 화면에는
흰저고리 검정치마를 입은 아가씨가 뛰는 모습이 나온다
북한에서 제작한 화면인 듯하다
다음에는 2명이 빠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캬바레 무대에서처럼 빤짝이 의상에 상의는 분홍색이다
<우리의 소원>을 부르니까 아저씨 아주머니 손님들이
여러명 쫓아나가 손잡고 합창을 한다
보기에는 아주 좋은데 한편으로는 잘하는 짓인지 의구심이 든다
어려서부터 받아온 반공교육의 효과인지...
간단한 공연이 끝나자 한 아가씨가
옆 테이블에 가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해피버스데이>를 영어로 부른다
연길의 북한식당에서 북한 아가씨가 부르는
영어 노래를 듣는 기분이 참으로 묘하다
화랑에서처럼 벽에 걸린 그림들을 판매하고 있다
같이 간 친구가 입구 쪽에 있는 모란화를 사겠다고 했더니
대부분 그림들이 몇백元씩인데 그 그림은 천元이라고 한다
다른 그림보다 비싼 이유를 물었더니
80년대에 작고한 유명한 민중화가의 작품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귀국한 다음에 인터넷에서 그 화가를 검색해 보니
남쪽 출신으로 월북한 유명한 화가라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테이블 별로 계산을 하는데
아주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20:15 <해당화>를 떠나서 20:30 공항에 도착,
장춘행 비행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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