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13:40 버스는 용정에 도착한다
이곳 표기로는 룡정(龍井)이다
용정은 중국내 조선족 문화의 발상지이며
일제시대 항일투쟁의 근원지이다
연길과 함께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큰 도시로
백두산 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 주민의 70%가 조선족으로
중국내 조선족 인구의 1/10,
연변내 조선족의 1/4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용정이라는 지명의 어원이 되는
용두레라는 작은 우물이 보존되고 있는데
한 조선족처녀가 동해용왕의 셋째 아들인
잉어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이 우물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다가
우물에서 솟아오른 청룡을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거리에 보이는 집에는 보통 2~3개의 굴뚝이 서 있는데
그 집에 2~3세대가 거주하는 것이라고 한다
선구자 가사에 나오는 해란강 용문교 아래에는
옛날 우리가 그랬듯이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고
길에는 자전거 리어카가 많이 보인다
13:50 <고려랭면부 진달래 랭면> 집에서 냉면을 먹는데
화채그릇보다 큰 유리그릇에 가득한 냉면국수에다
오이, 양배추, 고추, 잣, 완자 등을 넣어서 맛도 좋고
양은 우리 냉면 3인분 정도는 족히 되어 보인다
깍두기, 북어무침에 오징어채처럼 생긴 건두부와
무말랭이처럼 생긴 떡심이 반찬으로 나오는데
모두 입맛에 잘 맞는다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나서 길거리에 나와본다
전화카드를 파는 사거리 점포에
컴퓨터로 인쇄한 A4 용지가 붙어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한국혼인수속-현재 한국에 거주중인 중국 여성
(미혼, 리혼 또는 배우자 사망)과 한국 남성 사이의
결혼 수속을 한국내에서 해 드립니다
전화 0433-2550512 핸드폰 298160>
<사탕술도매>라는 간판이 있어 들여다 보니
달착지근한 사탕이 아니라 巳湯-바로 뱀술이다
<개엿(狗肉糖稀)> 간판이 달린 집을 들어가 보니
개소주를 조청처럼 만들어서
프라스틱 통이나 비닐팩에 담아서 팔고 있다
狗鞭(개의 꼬추)이라는 특수 부위(?)도 있다
구멍가게에 들어가 보니 개고기라면(延邊狗肉面)이 있다
연변에서 제조한 것인데 닭고기나 쇠고기 국물 대신
개고기 국물에 만든 것인가 보다
레코드점을 들여다 보니 한쪽벽은 한국노래테잎이고
<붉은 악마> 붉은 티를 입은 애들도 여럿 보인다
거리 전면은 대부분 4~5층 건물인데
뒷면으로는 낡은 판자집도 눈에 뜨인다
꽤 커다란 학교 건물에 커다란 글씨로
<사랑 쾌락 탐구 향상>이라고 씌여 있다
쾌락이라는 단어는 우리와 다른 의미이겠지...
이 학교가 룡성실험소학교인데 교정에
<李相卨亭>이라는 작은 정자와
<瑞旬書塾>이라는 기념비가 서 있다
바로 이곳이 헤이그 밀사로 유명한 이상설이
신학문을 가르치던 반일교육의 기지,
서전서숙이 있던 자리다
인근 용정중학교에는 대성중학교 옛터가 있다
대성중학교는 반일투쟁의 근원지였고
많은 독립운동가와 지성인들을 배출한 요람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살다가
일본 감옥에서 옥사한 저항시인 윤동주 시비와
대성중학교 기념관이 이 교정에 있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용정 소개 책과 엽서를 산다
한동안 교정과 주변을 돌아보고나서
15:40 연길로 향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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