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록

지리산에서 달을 보다 (2007.0601)

해군52 2007. 6. 1. 20:04

 

 

 

5/31(목),

밤까지도 지리산 날씨와 산장 예약 여부가 애매한 상황이라

배낭을 꾸리면서도 막판까지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다가

안전하게 침낭과 매트 등 비박 준비를 하고 출발했는데

 

6/1(금),

내려가는 버스에서 산장 예약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침낭 등 비박 장비들은 모두 버스에 내려놓고

휴게소에서 먹을 것들을 이것저것 사서 넣었더니

배낭 무게가 만만치 않게 늘어났습니다

 

6/1 11:30 성삼재 출발,

노고단~임걸령~노루목~반야봉~삼도봉~연하천~화개재~벽소령(1박)

 

첫날, 적당히 구름낀 날씨에 바람도 약간 불어서

반바지에 반팔티 복장으로 산행에는 최적인 날씨였습니다

 

종주 코스에서 벗어나 있는 반야봉까지 다녀오다 보니

벽소령 도착 시간이 늦어져 마지막 너덜길 구간은

어둠 속에서 길을 더듬어야만 했습니다

 

벽소령 산장에서 늦은 저녁과 함께 술을 몇잔 마셨는데

그때 구름 사이로 둥근 달과 북두칠성이 보였습니다

 

늦은 밤, 지리산 산장에서 玩月하는데 가슴은 서늘하더군요

비박하기에 좋은 날씨라 버스에 두고 온 침낭 생각이 간절했지만

손도 씻지 않은채 산장에 들어가 담요덮고 마루잠을 잤습니다

 

아, 그래도 천국이 따로 없도다!

 

 

6/2 06:20 벽소령 출발,

칠선봉~영신봉~세석~촛대봉~연하봉~장터목~천왕봉~장터목~중산리

 

둘째날, 쾌청한 날씨 속에 힘든 몸을 재촉하며 걸었는데

날씨 좋다는 감탄을 너무 여러번 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지리산이 그리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랬는지

연하봉부터는 안개가 밀려들기 시작하더니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오르내릴 때는 비바람이 불었고

중산리로 하산할 때에도 안개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날씨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천왕봉 주변의 좋은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지리산 종주를 하루만에 마치는 분들도 많기는 하지만

산상에서 1박을 하면서라도 종주를 했으니

제 아마츄어 등산 경력에 한가지 더한 셈입니다

 

굳이 마라톤으로 비교한다면, 풀코스는 아니지만

이틀 연속 하프코스를 완주한 정도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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