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록

지리산 종주-3 (2007.0601)

해군52 2007. 6. 1. 20:05

 

18:47 연하천(烟霞泉) 산장 도착

 

누가 꽂아 놓았을까, 홀로 선 고목나무 지팡이

 

누구를 겨냥한 것일까, 숨겨진 미사일

 

바위 뒤에 숨겨진 또 하나의 미사일

 

신라 왕관일까?

공작의 꼬리일까?

 

파도치는 지리산 구름바다

 

구름바다 2

 

암벽에 선 나무들

 

바위 틈의 산죽

 

해는 져서 어두운데 산길은 계속된다

등산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산에 익숙해 보이지도 않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어둠 속에 가고 있는데 위험천만이다

아무리 청춘이지만...

 

20:21 어둠 속 너덜길을 지나 마침내 벽소령 대피소 도착

먼저 도착한 분들이 한창 늦은 식사 중이라 왁자지껄하다

숙소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겨우 젖은 옷을 갈아입는다

 

출발부터 함께 한 후배들과 둘러앉아 술 한잔 하는데

가슴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말할 수 없이 상큼하다

산장 예약이 됐다고 해서 버스에 두고온 침낭이 아쉽다

 

어제가 보름이라던가?

지리산에 뜬 달을 보니 마음이 산란해진다

어디선가 늑대 울음소리가 들릴듯...

 

설익은 햇반으로 저녁을 마치고 나자 손도 씻지 않은 채

산장 마루바닥 위에 쓰러져 꿈나라로 직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