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7 연하천(烟霞泉) 산장 도착
누가 꽂아 놓았을까, 홀로 선 고목나무 지팡이
누구를 겨냥한 것일까, 숨겨진 미사일
바위 뒤에 숨겨진 또 하나의 미사일
신라 왕관일까?
공작의 꼬리일까?
파도치는 지리산 구름바다
구름바다 2
암벽에 선 나무들
바위 틈의 산죽
해는 져서 어두운데 산길은 계속된다
등산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산에 익숙해 보이지도 않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어둠 속에 가고 있는데 위험천만이다
아무리 청춘이지만...
20:21 어둠 속 너덜길을 지나 마침내 벽소령 대피소 도착
먼저 도착한 분들이 한창 늦은 식사 중이라 왁자지껄하다
숙소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겨우 젖은 옷을 갈아입는다
출발부터 함께 한 후배들과 둘러앉아 술 한잔 하는데
가슴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말할 수 없이 상큼하다
산장 예약이 됐다고 해서 버스에 두고온 침낭이 아쉽다
어제가 보름이라던가?
지리산에 뜬 달을 보니 마음이 산란해진다
어디선가 늑대 울음소리가 들릴듯...
설익은 햇반으로 저녁을 마치고 나자 손도 씻지 않은 채
산장 마루바닥 위에 쓰러져 꿈나라로 직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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