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에서 일행은 나만 버려두고 모두 성판악으로 이동,
이제 이날 낯시간은 제주에서 나홀로이다
차편으로 영실 매표소에 도착해 보니 차량 통행료를 받기도 하고
어차피 나홀로인걸 빨리 혼자가 되자는 생각에 차를 보내고
2.5키로를 걸어 해발 1280미터 영실 휴게소에 도착한다 (10:37)
등산로 입구의 영실 소나무 숲은 2001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보드랍고 포근한 소나무 숲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급할 일도 없으니 가장 느린 걸음으로...
제주십경으로 꼽히는 이곳 오백나한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는데
오백아들을 둔 어미가 죽을 끓이다가 솥에 빠져 죽은 것을 모르고
그 죽을 먹은 오백 아들들이 울다가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오백나한과 병풍바위를 지나면 선작지왓이라고 부르는 초원이 펼쳐진다
선은 '서 있다' 작지는 '돌'은 왓은 '밭'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조릿대라고 부르는 작은 대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야생동물의 서식처이자 들꽃이 가득한 들판이다
곳곳에 돌무더기가 쌓여 있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날아다니는 까마귀는 조금 작은 독수리만하다
12:45 노루샘에 도착, 간단히 점심을 먹다
이 높은 곳에 물이 쏟아지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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