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던 하늘에 태양이 떠오르면
밤을 비추던 달도 별도 모습을 감추는 것처럼
한번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다른 사람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저 그 한 사람에 눈이 멀어
보고 또 보아도
듣고 또 들어도
돌아서기도 전에 벌써
보고 싶고, 듣고 싶어하며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세상 모든 일이 과유불급이니
사랑도 너무 깊으면 이 또한 병인지라
치유를 해야 하리라
백두산을 다녀온지 벌써 한달이 지났건만
아직도 백두산 16봉의 웅장한 모습과
천지의 고운 자태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에 올라서
구름덮힌 봉우리들을 보고 있어도
가슴에 와 꽂히는 것이 없고
나무도 들꽃도 백두산 것들만 못해 보인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 설레게 하던
북한산 보현봉, 향로봉도
내 마음을 잡아내지 못한다
백두산에 얽매여
다른 산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큰 어리석음일까마는
한번 빠져든 사랑에서 벗어나기가
한동안은 어려울 것 같다
며칠후 추석 연휴동안
백두산 사진들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그러다 보면 백두산에 푹 빠져서
헤어나기가 더 어려워지겠지
헤어질 때를 생각해서
사랑도 적당히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