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이 40이 되면 아는 것이 같아지고
50이 되면 생긴 것이 같아지고
60이 되면 섹스능력이 같아지고
70이 되면 재산이 같아진다
얼마전 어느 등산모임에서 수락산을 오르다가
그 모임의 회장인 건축사에게 들은 말인데
상당히 의미있는 말인 것 같다
누구든 제 잘난 맛에 사는지라
나 역시 잘났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렇게 잘난 것도 없고
그렇게 못난 것도 없다는 걸
점점 깨닫게 된다
학교에서 배우고 직장에서 일하면서
내 분야에서는 제법 안다고 하더라도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될수록
다른 분야에서는 문외한이 되는 법이지만
그러다가 다른 사람에게 귀동냥이라도 하고
어깨 너머라도 배우면
그 또한 상당한 것이라서
건축과 나와서 건설 일한 사람이나
경영과 나와서 장사 한 사람이나
국문과 나와서 글 쓰는 사람이나
나이 40쯤 되면 아는 것이 비슷해지는 거고
특히 세상살이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나
어찌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어지간히는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정말 정신없는 사람이야 예외이겠지만
웬만큼 정신있는 사람들이라면
전공이 무어든
하는 일이 무어든
알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알만큼 알게 되고
그러면 아는 것이 같아지고
그래서 서로 말도 통하게 되는 거 아닐까?
나야 아직 못해 보았지만
50살쯤 되면
잘 생겼느니 못 생겼느니 하던
부질없는 구별도 없어지게 되고
60살쯤 되면
변강쇠니 옹녀니 자랑하던 사람들도
모두 그렇고 그래지고
70살쯤 되면
재산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또 얻기도 해서
가진 것도 같아지고
그 이후에야
하늘에서 부르는 순서대로 가서
심판받을 일이 남아 있을테고...
이렇게 생각한다면
누가 잘났느니 못났느니
잘 했다느니 잘못 했다느니
따지는 일 자체가 부질없는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