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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자선음악회

해군52 2003. 1. 4. 21:06

지난 연말 참석했던 청소년지원센터 주최 자선음악회에서
주최측 단체의 이사장을 맡고 계신 강원용 목사님이
인사말씀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코앞에 닥친 이번 선거를 걱정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정치인이 많았으면 좋겠다>

백번 맞는 말씀이고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정치인들도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그 음악회 입장권 값이 좀 비싸기는 했지만
출연진이 임웅균, 이문세, 유열, 박미경, 김소현 등
쟁쟁한 분들이라 내용은 아주 좋았습니다

테너 임웅균 교수,
우람한 체구에서 나오는 성량이 대단한 분이죠
그 분은 입심도 아주 좋아서 얘기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 노래를 했기 때문에
노래하면서 재미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하더군요
정말인 것 같았습니다


다른 곳에서 들은 얘기지만 그 분이 젊은 시절
동네 가게에서 삶은 계란을 먹었는데
계란값 100원이 없어서 혼날 정도로 가난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집 현관에 동전을 수북히 담아 놓은
바구니를 놓아 두고 있다고 합니다

가수이자 사회자로 유명한 유열,
그리고 소프라노 가수 김소현이 앵콜을 받아서
듀엣으로 <향수>를 부르는데 참 못 하더군요
선수들도 사전에 연습없이 부르니까 형편없더군요
몇년전 세상떠난 제 친구하고 제가
가라오케 무대에서 많이 불렀던 노래라서 잘 아는데
저와 제 친구가 부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건방진가요?

폭발적인 가창력과 율동을 보여주는 박미경,
나이가 제법 됐는데도 여전하더군요
백댄서 사내녀석들을 데리고 나와서
청중을 휘어잡는 시원시원한 노래와 춤으로
화려한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별밤지기 마굿간지기 이문세,
열정적인 노래와 입담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역시 대단한 가수입니다
<빨간 내복>이라는 타이틀의 14집 앨범에 수록된
노영심 작사작곡의 <내 사랑 심수봉>을 부르는데
라틴템포에 가사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그 노래를 배우겠다는 야심으로 며칠후 그 CD를 샀습니다

공연 중간중간에 기증받은 물품 경매도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한병에 45만원짜리 와인 <1982년산 샤또 몽로즈>와
300만원짜리 <1961년산 샤또 라피드 로칠드>도 있었는데
1961년산 샤또 라피드는 시중가가 무려 천만원이나 하니까
300만원이면 무지하게 싼 거라고 했습니다
그 와인 한모금이면 50만원쯤 하겠죠?
그게 얼마나 좋은 술인지는 모르지만
마시라고 줘도 저는 간 떨려서 못 마실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모아진 기금으로 청소년 지원활동을 한다니까
그런 행사도 하긴 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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